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로부터 시작된 한진그룹의 '갑질'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과문을 작성했지만 대한항공 직원의 분노는 식지 않고 있으며, 한진그룹을 겨냥한 경찰과 관세청의 수사도 멈추지 않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물뿌리기 갑질에 대한 사과문을 22일 발표했다. 사과문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다. 둘째, 대한항공에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고, 이후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 준법위원회 구성을 통해 재발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반쪽자리 사과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조 회장은 물벼락 갑질 논란이 일어나자 사과문은커녕 자신의 회장실에 방음벽을 설치했다는 보도가 먼저 나와 신뢰를 잃었다. 또,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갑질 논란과 관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더불어 전문경영인으로 지목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는 조 회장의 오른팔 격 인사로, 조 회장직이 머물러 있는 이상 회사에 조 회장의 입김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두 자매의 사퇴에 있어 대한항공 직원들은 '아직 멀었다'라는 입장이다. 현재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을 제보하는 오픈카톡방에서는 두 자매의 사퇴는 당연하며, 이들이 자행한 갑질은 아직도 모두 밝혀진 게 아니라는 여론이 형성돼 있다. 오픈카톡방에서는 대한항공 직원들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을 활발하게 제보 중이다. 촛불집회를 통해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적극적인 행동까지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동조합 세 노조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미디어SR이 이 세 노조에 수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조현민 전무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사퇴와 별개로, 관세청과 경찰은 한진그룹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하변길 관세청 대변인은 미디어SR에 "두 자매의 사퇴와 관련 없이 수사는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관세 탈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21일 조씨 일가 3남매의 자택, 조 회장 부부가 거주한다고 알려진 평창동 자택,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조씨 일가가 해외에서 명품을 산 뒤 대한항공 내부 물품으로 위장해 관세 없이 위장해 들여왔다는 제보에 따른 것이다. 

이날 압수수색으로 관세청의 내사는 정식 조사로 전환됐다. 관세청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부품 세관 신고와 통관 품목 리스트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조 회장 일가가 해외에서 명품을 구매하고 대한항공의 항공기 부품 등 내부 물품으로 위장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경찰은 지난 19일 조 전무의 사무실과 마케팅 부서 사무실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시 경찰은 조 전무의 업무용, 개인용 휴대전화 2대와 회의에 참석했던 임원의 휴대전화 2대를 압수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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