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NIMBY l Not In My Back Yard)는 그 지역에 필요한 시설물임에도 개인주의 성향과 경제적 이익 때문에 내 지역에의 시설물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과거에는 화장터, 쓰레기 소각장의 혐오시설들을 주로 반대했지만, 오늘날에는 특수학교, 어린이집, 소방서 등의 시설물에까지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며 새로운 님비 현상을 언론이 집중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SR이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관련 당사자들을 취재한 결과 님비는 지역 주민 중 극히 일부만의 이야기였다.

소수의 극렬한 반대론자를 제외한 다수의 지역 주민들은 해당 설립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보다 적극적인 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소수의 이야기를 님비 현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도리어 지역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해당 시설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다.

미디어SR이 우리 지역 사회 님비 현상의 실체를 전한다.

임대주택을 포함한 장애인 학교, 요양원, 새터민 시설 등의 건립 예정지 인근 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우려해 건립을 반대한다는 대다수 언론의 보도가 현실과 거리감이 있는 것은 물론 집값에도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는 한국의 대표적 님비 사례로 알려져 있다. 작년 9월 5일 주민설명회에서 장애학생 학부모가 무릎을 꿇은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서다. 당시 주민들이 마치 집값이 떨어질까 장애인 학교 설립을 격렬히 반대한 것처럼 기사가 나갔으나 주민들은 담담했다. 언론 보도 이후 강서구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서구민 전체가 국민들에게 님비로 비치고 있는 현 사태가 답답하다"며 장애인 인권 옹호를 위한 기부 캠페인을 펼쳤다. 기부 캠페인 동참 글에는 주민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사건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강서구 가양동 공진초등학교 이전 부지에 입주 희망자와 거주자에게도 집값은 우려 대상이 아니다. 해당 부지 인근의 부동산 중개사 A 씨는 "방송에서 하는 것과 실제 보는 것은 달라요. 언론이 호들갑 떤 거라고 봅니다. 매매가도 크게 변화는 없습니다. 오히려 오르고 있죠. 집을 내놓는 사장님 중에도 그런 걱정을 하는 분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작년 4월 특수학교 설립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점을 고려해 전국 167개 특수학교를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실제 장애인 특수학교가 주변 집값에 부정적 영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란이 된 성내동 청년임대주택도 집값이 문제다라는 언론 보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현장 취재 결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주민은 차별을 문제 삼았다. 성내동 인근 주민 B 씨는 "몇십 년 동안 개발이 제한돼 주민 대부분 단층에서 살고 있는데 바로 옆에 35층짜리 청년 임대주택이 생기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라며 "주민들의 용적률은 250%로 묶여 있음에도 청년임대주택은 660% 이상이라 주민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015년 세종대학교 기숙사 건립 문제로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었던 사례도 집값을 이유로 주민들이 건립을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임대업자들이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건립을 반대했다. 반면, 지역 주민들은 기숙사와 함께 들어오는 분리수거장 신설에 반대했을 뿐이다. 세종대학교 건설개발과 관계자는 "분리수거장을 교내에 만드는 것으로 지역 주민과 합의하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의 탈북민 시설인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립 건도 마찬가지다. 2016년 시설 건립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지역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강서구청에 반대 요청 공문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후 통일부는 지역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준공 허가를 받았다. 건립 담당자인 이근훈 통일부 주무관은 "탈북민들이 와서 시위 장소로 변질할까 주민 반대가 있었죠. 집회 시설이 아닌 문화시설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설득했습니다. 집값을 문제 삼는 주민은 일부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설 자체가 혐오시설이나 나쁜 시설이 아니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외국인 오는 것 싫어하듯이 단순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님비의 실체①] "우리 동네가 님비라구요? 소수의 이야기입니다!!"
[님비의 실체②] 낡은 프레임 반복하는 언론이 문제다
[님비의 실체③] 집값 우려, 공포심보다는 설명이 필요해
[님비의 실체④] 님비 없는 포용도시로... 국토부가 그린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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