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NIMBY l Not In My Back Yard)는 그 지역에 필요한 시설물임에도 개인주의 성향과 경제적 이익 때문에 내 지역에의 시설물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과거에는 화장터, 쓰레기 소각장의 혐오시설들을 주로 반대했지만, 오늘날에는 특수학교, 어린이집, 소방서 등의 시설물에까지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며 새로운 님비 현상을 언론이 집중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SR이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관련 당사자들을 취재한 결과 님비는 지역 주민 중 극히 일부만의 이야기였다.

소수의 극렬한 반대론자를 제외한 다수의 지역 주민들은 해당 설립물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보다 적극적인 이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소수의 이야기를 님비 현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도리어 지역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해당 시설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다.

미디어SR이 우리 지역 사회 님비 현상의 실체를 전한다.

사진. 픽사베이

 

어린이집에 소방서까지… (님비) 사회 전체로 확산

新님비시대 "무릎 꿇어도 특수 학교는 안돼"

소방서·어린이집 요즘은 이게 다 님비시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지역 사회의 님비 현상에 대한 기사 타이틀이다. 이들 언론은 지역 주민들이 어린이집이나 기숙사, 특수 학교 등의 설립에 반대한다며 이를 님비현상이라 정의했다. 과거에는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터 등 흔히 혐오시설이라 불리는 시설물의 설치에 반대하지만 오늘날에는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물 마저도 혐오시설로 몰아가는 새로운 님비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대하는 이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디어SR 취재 결과, 극렬한 반대론자들은 없거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물론 반대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 전체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고요. 일부 반대를 주도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20명 남짓 됩니다. 이분들은 아무래도 집 앞 공원 이용의 제한이 생기고 또 어린이집이 생기면서 차량이 다니는 것으로 생기는 불편함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를 하셨죠. 하지만 한남동의 여건상 다른 곳에 어린이집 부지를 찾기가 어려웠다는 점, 국가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등을 들어 설득이 잘 된 상태입니다. 지금은 아무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용산구 여성가족과 관계자)

"반대하는 분들을 정확히 추산할 수는 없지만, 강서구 지역 주민들 다수는 결코 아니죠. 지난 3월 설명회 때 자리하신 분들은 15명 정도됩니다. 이분들은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신 분들이기에 확신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특정 아파트의 주민분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 아파트가 800세대 됩니다. 그 세대 전체가 반대하는 것은 또 아닙니다. 매번 반대한다고 하시며 오시는 분들은 15명 정도 되는 것 같네요."(교육부 학교설립팀)

"언론에서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지역 주민들은 기숙사 건립에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분리수거장 신설에 반대했던 거죠. 분리수거장을 교내에 만드는 것으로 합의를 본 뒤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애초에 주민들이 기숙사 건립에 반대한 적이 없어요." (세종대학교 관계자)

"3월 설명회 때 스무 명 안되는 분들이 왔어요. 전날부터 설명회에 같이 나가서 반대 해야 한다며 아파트에 방송하고 그랬다는데, 스무 명 안되게 나왔더라고요. 나와서도 다들 모자 쓰고 마스크, 선글라스 착용하셨더라고요." (이은자 강서장애인가족제원센터장) 

주민들은 도리어 언론이 님비 현상으로 몰아간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치 강서구 전체가 특수학교에 반대하는 것 처럼 비춰지는 것들은 불만스럽죠. 강서구 이미지가 안좋아지잖아요."

관련 당국 외에 지역 주민들로 이뤄진 커뮤니티를 가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익명성으로 이뤄져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전할 수 있는 커뮤니티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카페에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게시물을 찾기는 어려웠다. 도리어 "왜 반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치 우리 지역 전체가 반대하는 것처럼 비춰져서 속상하다"는 요지의 글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화제가 되는 청년임대주택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도 더 깊숙하게 들어보면 무조건적인 반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성내동의 한 부동산 업자는 "지난 수십년 동안 개발이 제한돼 주민 대부분이 단층 건물에 사는데 바로 옆에 35층짜리 청년임대주택이 생긴다고 하니 차별을 받는 것 같다. 청년을 싫어하거나 청년이 들어온다고 해서 반대하는게 아니라, 주민들의 땅도 용적률을 높여주거나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소수의 주민들은 무조건적 반대 의견을 이야기하고는 있다. 해당 구청 홈페이지를 가보면 반대 민원을 넣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다수라고 말하기에는 역부족인 수치. 이들이 지역을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민망할 정도다. 또 반대론자들 중에서 다수는 무조건 적인 반대 의견이 아니라 새로운 시설물 설립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불편함을 개선해달라고 의견을 개진하거나, 불평등을 호소하는 정도다. 관계당국은 일부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이들을 님비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한다.  

"반대하시는 분들 입장을 들어보면 나름 이유가 있긴 해요. 무조건 반대하시는 것은 아니고 협의하자며 의견을 제시하는 거죠. 설득하고 시설물 설치에 따르는 주민들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면 충분히 협의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실제 협의가 잘 이뤄졌습니다."(용산구 여성가족과 관계자)

새로운 시설물 설치를 앞두고 의견을 개진하는 주민들의 권리를 무조건 님비로 몰아가기 보다는 서로의 합의점을 합리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반대론자들의 의견을 지역주민 전체의 님비로 확대 재생산한 언론. 어쩌면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언론의 구태의연함에서 비롯된 보도 행태는 아닐까 싶다.

[님비의 실체①] "우리 동네가 님비라구요? 소수의 이야기입니다!!"
[님비의 실체②] 낡은 프레임 반복하는 언론이 문제다
[님비의 실체③] 집값 우려, 공포심보다는 설명이 필요해
[님비의 실체④] 님비 없는 포용도시로... 국토부가 그린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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