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샤넬 노동조합. 사진. 샤넬 노동조합

결국 거리로 나섰다. 명품 브랜드 샤넬의 노동조합은 14일 오후 홍대 일대와 서울역에서 조합원 집중 집회를 개최했다. 비가 내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우비를 입고 촛불을 든 채 거리로 나서 시민들과 만났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은 "지난 달 25일 쟁의행위 돌입과 함께 경고성 부분파업 투쟁을 벌였던 샤넬 노조가 인내심을 갖고 사측과 교섭을 이어왔고, 사복을 입고 근무하며 투쟁의 현안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정도의 투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사측은 직원 월급 월 6,000원(연 72,000원)이 인상되는 0.3% 임금인상안도 수용하지 않았다"라며 "또 노동조합의 조직 및 운영에 지배 개입으로 보이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에 고급 브랜드 이미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열악한 샤넬 노동자들의 처지를 알리고 회사의 부당한 처우와 대응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서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소연 샤넬 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측이 비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임금설명회를 진행했다. 노조가 사상 첫 파업을 하고 있는데 노조를 배제하려는 사측의 정황이 확인됐다"라며 당시 현장 조사를 위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 조사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결국 노조는 지난 10일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측이 노조원에 접촉해 노조 탈퇴를 유도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측은 지난 13일 밤 노조 측과 교섭에 들어갔다. 밤 10시부터 새벽 3시에 이른 교섭에도 양측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김소연 위원장은 "이날 쟁점은 부당노동행위, 회사의 노조활동 개입에 대한 노조의 항의에 대해 회사의 부인이 반복되는 협상이었다. 임금 협상에 대한 이야기는 진행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결국 거리로 나선 샤넬 노조. 노조는 이번 거리 집회 외에도 SNS를 통해 저임금을 포함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거리로 나선 샤넬 노동조합. 사진. 샤넬 노동조합​

 

또 노조 측은 "이번주 역시 기본 복장 투쟁을 이어갈 것이며 피켓 투쟁도 병행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예고하지 않고 불시파업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샤넬 측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입장을 전하고 있다. 샤넬의 홍보를 대행하는 시너지앤홀트는 16일 미디어SR에 "아직 고소장과 관련해서 노동청 측에서 회사로 진행 사항을 전달해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떤 내용으로 고소를 한 것인지는 알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사측이 노조를 탄압하려 했다거나, 조합원들의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오해일 뿐 결코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전했다. 또 최근 교섭에서의 진척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진행사항을 밝히는 것은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세세한 것을 밝히기가 어렵다"라고 전했다.

명품 브랜드의 럭셔리한 이미지, 그 속의 노동자들의 울분. 이번 샤넬 노사의 갈등은 브랜드의 아이러니한 이면이 드러난 사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