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생들이 최근 성범죄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김태훈 교수가 학교 발전기금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가운데, 김태훈 교수는 이를 부인했다.
11일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교의 졸업생 및 재학생들로 이뤄진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성범죄 사실이 알려진 김태훈 교수를 파면하고 김 교수의 학교 발전기금 횡령건을 즉각 조사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김태훈 교수는 미디어SR을 통해 "횡령 사실은 전혀 없다. 학교 측에서 투명하게 조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다"라며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면 나는 성실히 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 교수는 미투 운동 속에 학생에 대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김 교수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세종대 측은 진상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아직 징계수위에 대해 결정을 하지는 않았으며, 징계위원회도 아직 발족되지는 않았다. 징계위원회를 주관하는 세종대학교의 대양법인 측은 "아직 학교 측에서 징계위원회 요청이 오지는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새롭게 제기된 김 교수의 발전기금 횡령 의혹. 비대위원장 이주용 씨는 미디어SR에 "횡령 의혹은 내부 제보가 있었다. 이에 학과에서 감사실 측에 힁령의혹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세종대학교 측은 횡령 건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다만, 학교 측의 한 관계자는 "횡령 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의혹의 단계로 보인다. 명확한 증거가 나와야 '횡령'을 거론할 수 있을텐데, 성급하게 언급된 것이 아닐까 우려스럽긴 하다"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사안이 너무 확대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라고 꾸려진 것을 봤는데 내가 가르친 학생들도 아니고 전공이 다른 학생들이 모인 것이다. 내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이 이렇게 모여 개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언론 역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는 현 상황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다만, 김 교수는 자신의 성범죄 사실에 대해 학교에서의 조사 과정에서 이를 인정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한편 비대위원장 이주용 씨는 "김태훈 교수 및 박병수 전 겸임교수 등의 성폭력 사실이 공개가 되면서, 졸업생과 재학생들 간 이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발족하게 됐다. 학교 측에 명확한 답변을 비대위가 이끌어 낼 것이다"라며 비대위를 발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비대위 측은 이외에도 2차 가해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학교 측에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