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판매직 직원들이 티셔츠에 파업의 의지를 담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사진. 샤넬노조

 

명품 코스메틱 브랜드 샤넬 측이 노동조합의 요구를 사실상 묵살하고 있다.

백화점 등의 판매 직원 300여명으로 구성된 샤넬 노동조합 측은 "9일 사측은 비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임금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런 사실을 제보받은 노조 측에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라고 미디어SR에 전했다.

샤넬노동조합의 김소연 위원장은 "급여일이 돌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은 비조합원들을 데리고 임금설명회 자리를 마련했다. 노조가 사상 첫 파업 국면까지 온 마당에 노조를 배제하려고 가는 사측의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사측은 아무래도 문제를 옳은 방향으로 풀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현장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해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에 조사를 요청해 동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노조 측은 오피스 직원과는 임금 체계가 다른 판매 직원들에게는 시간 외 수당 및 인센티브와 같은 임금의 불안정성 요소들이 많다는 점, 기본급이 최저시급 기준에 못 미치는 이들이 전체의 70%나 된다는 점, 퇴사가 발생해도 충원을 하지 않아 노동강도가 세진다는 점 등을 들며 임금 인상 등을 포함한 노동 여건 개선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한 차례 교섭이 있었고 이후 고용노동부의 중재로 또 다른 자리가 마련됐으나 양측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사측에서는 노조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김소연 위원장은 "최근 엘카코리아 노조 측도 비슷한 요구를 사측에 했고, 사측이 전향적인 모습으로 노조 측과 대화 의지를 보여 타결 임박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다음 날 우리 역시도 사측과 대화를 할 장을 마련했다. 회사의 네임 밸류를 위해 직원들이 개인적인 희생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일을 해온 상황에서 직원들이 건 기대가 컸지만, 사측은 도리어 '파업까지 해놓고 인상률까지 가져가려고 하냐'는 입장으로 일관했다"라며 "우리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직원들과 소모적인 자존심 대결로 나가려는 것 같아 속상하다"라고 전했다.

노조와의 갈등 사안과 관련,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샤넬의 홍보대행사 시너지힐앤놀튼의 윤여훈 이사는 이날 미디어SR에 "회사는 직원들에 지속적으로 2017년부터 임금 인상안을 전달했고 노조 측이 주장하는 최저시급에 미치지 않는 임금은 사실과 다르다. 앞으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샤넬 노조 측은 그러나 입장을 굽히지 않을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샤넬 프랑스 본사에도 한국의 노동권 침해 상황을 알릴 예정이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부당한 노동여건에 대해 알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파업의 의지를 담은 티셔츠를 입고 근무에 임하는 쟁의 행위와 더불어 오는 14일에는 샤넬과 그의 친구들 토크(Talk)라는 타이틀로 거점 문화제 역시 진행할 계획이다.

키워드

#샤넬 #명품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