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에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2018년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물건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보다는 경험 혹은 내가 가치 있다고 믿는 것에 자신의 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차츰 둥지를 틀고 있는 공유 경제 역시도 소유 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춘 현상입니다.

미디어SR은 소비에서의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또 이들 세대가 소비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관과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주요 활동인 소비를 읽는다는 것은 곧 이들이 주축이 돼 살아가는 사회의 가치를 읽는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 걸까요? [편집자 주]

행복이 소비문화에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약어 소확행,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이 큰 것을 뜻하는 가심비는 2018년 소비 트렌드를 대표하는 유행어다. 동시에 누구보다 소비자를 가까이서 연구하는, 잘 알고 싶은 기업이 이들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광고 영상 `고마워 나에게 와줘서`는 시각장애인 엄마 현영 씨와 아기 유성이의 실제 이야기다. 터치로 다 되는 편리한 세상이지만 시각장애인인 엄마 현영 씨는 모든 게 불편하다. 하지만 AI 기기와 스피커를 활용해 아이 이유식 시간을 맞추고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다. 자동으로 공기청정기가 가동되고 AI 스피커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영상 끝에는 "유플러스와 네이버 클로바가 함께 만든 유플러스 우리집 AI를 시각장애인 가정에 지원합니다"라고 쓰여있는 자막이 나온다. "왜 LG는 광고로 울려요", "고마워 이런 광고를 만들어줘서", "끝까지 본 광고는 손에 꼽는데 이 광고가 그 광고네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영상 너무 감동적이에요",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마땅히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지도 않음에도 영상은 게재된 지 40일 만에 조회 수 1,300만을 넘겼다.

김희진 LG유플러스 브랜드전략팀장은 "올해 2월 시각장애인에게 AI 스피커를 제공하는 CSR 활동에 앞서 10개 가구에 AI 스피커를 제공하여 체험하게 했다. 그들과 인터뷰를 통해 AI스피커가 시각장애인의 생활에 의미있게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그 중 유성이를 키우고 있는 1급 시각장애인 조현영 씨의 이야기를 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통한 것이다. 김 팀장은 "2016년 이후 신뢰, 소속감,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아야 하는 독거노인, 군장병 등 계층에게 유플러스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CSR 활동과 함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의 광고 영상 `SEE YOU TOMORROW`는 소방관이 주인공이다. SK텔레콤이 강원소방본부에 5G 기술을 활용한 소방 드론을 제공하고 이를 영상으로 만들었다. 여기 특수구조단에 날아온 작은 날개가 있습니다. 소방드론은 구조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영상의 나레이션이다. 지향점이 명확하다. 사람을 가리킨다.

LG 영상과 네티즌 반응은 같다. 광고에 찬사가 이어졌다. "마지막 모습은 진짜 영웅이다", "정말 광고 잘 만든다". 심지어 TV 광고용과 웹공개용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는데 훨씬 긴 2분 23초 영상의 웹공개용의 조회 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소비자가 영상을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영상은 4개월 남짓 만에 조회 수 900만을 넘겼다. 

 

의약품 제조사 메디톡스의 사회공헌 캠페인 광고는 3월 31일 공개되어 5일 만에 조회 수 100만을 넘겼다. 메디톡스는 소아 뇌성마비 환우 치료를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2,022명의 서포터즈를 모집하면서 광고 영상을 만들었다. 

메디톡스 홍보팀 관계자는 "보툴리눔톡신은 일반적으로 미용 성형 목적으로 쓰이는데 그 외에도 근육 강직으로 오는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특히, 소아마비 첨족 기형 아이들을 치료해주면 그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의약품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업의 본질과 연관있는 곳에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 장근석 씨를 서포터즈 1호로 모시고 광고 모델로까지 기용했다. 한국 반응뿐만 아니라 일본, 동남아, 영미권, 라틴권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도, 브랜드도 그렇다고 마땅히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지 않는 기업 광고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선아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고객 감동은 쉽지 않다. 핵심은 진정성이다. 기업은 고객과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라 교수는 "기업은 진실의 순간을 감동적 경험으로 만드는 간단한 방법으로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감사, 존경은 물론 경외심과 숭고함 등 벅찬 감동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 경영학의 대가 필립 코틀러의 2006년 저서다. 그는 책에서 "기업은 사회책임활동을 이행하되 단순한 자선활동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고 마케팅 전략적 차원에서 기획되고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이 실현되고 있다. 고객 감동의 방정식 그리고 기업 마케팅 전략이 함께 바뀌고 있다.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①] 지금은 '가치'와 '경험'을 사는 시대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②] '물질' 보다 '행복'을 원하는 시대의 변화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③] 소비자가 '행복' 찾자 '감동'으로 돌려주는 기업들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④] 이승신 교수 "소확행은 불확실한 시대에서 나온 행복 전략"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