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에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2018년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물건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보다는 경험 혹은 내가 가치 있다고 믿는 것에 자신의 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차츰 둥지를 틀고 있는 공유 경제 역시도 소유 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춘 현상입니다.

미디어SR은 소비에서의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또 이들 세대가 소비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관과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주요 활동인 소비를 읽는다는 것은 곧 이들이 주축이 돼 살아가는 사회의 가치를 읽는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 걸까요? [편집자 주]

이승신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교수.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가심비(價心比,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등 물질보다 경험과 마음을 중요시하는 소비 형태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또, 소비자들은 불공정한 행위를 한 기업에 불매 운동을 진행하고 의견을 적극 제시하는 등의 능동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런 소비 행태의 변화에는 어떤 환경적, 심리적 배경이 있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소확행은 불확실한 시대에서 나온 행복 전략 

이승신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마음을 중요시하는 최근 트렌드는 '시대의 불확실성'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이런 소비 형태는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서 행복을 극대화하는 진화된 전략이라는 평가다. 이 교수는 "소확행 소비는 크고 멀리 있는 행복보다 작고 가까운 곳에서 만족을 찾으려는 심리가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트렌드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출생한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성향을 가진 세대다. 이들은 단순히 물욕을 채우기보다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 취향을 즐기는 데 돈을 쓴다. 따라서 제품의 가격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소확행과 관련해 27세 직장인 김하진 씨(가명)는 "최근 주변에서 퇴근 후 맥주 한잔 정도의 소확행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나의 소확행은 퇴근하고 나면 소주 한 병과 햄버거를 사 갖고 와 방에서 드라마를 보는 것이다. 인생과 사람에 치이는데 이런 행복을 놓칠 수 없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이런 트렌드를 파악해 마케팅에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그는 "최근 소확행 마케팅이 잘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가치에 비해 조금 비싸더라도 어떤 소비자는 그걸 행복으로 느낀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와 트렌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주권의 시대, CSR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소비자 보호와 주권이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 주권이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능동적으로 노력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로 대리점 강매 횡포, 임신 여직원 해고 등의 갑질로 비난을 받았던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발생한 페이스북 이용자 대거 이탈 등이 있다.

이런 현상을 통해 소비자들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시 해당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품 소비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이런 행태를 주변에 알리고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함께 일어난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이 제품 자체의 문제 때문에 불만 표출도 하지만, 기업이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때도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현한다"며 "기업들은 소비자중심경영을 해야 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윤리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①] 지금은 '가치'와 '경험'을 사는 시대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②] '물질' 보다 '행복'을 원하는 시대의 변화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③] 소비자가 '행복' 찾자 '감동'으로 돌려주는 기업들
[소비의 변화, 사회의 변화④] 이승신 교수 "소확행은 불확실한 시대에서 나온 행복 전략"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