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이 연구원] 소셜 벤처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고, 균형있게 추구해야 하는 큰 미션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기 때문이다. 네모네(NEMONE) 임재봉 대표는 소셜 커머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면서 제품 판매 수익이라는 경제적 가치과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같이 이루어 나가고 있다.

소비자는 기부 소셜 커머스인 네모네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한 뒤 할인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적립받아 기부할 수 있다. 기부한 포인트는 사회복지재단이나 단체를 통해 국내의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된다. 생산자 역시 유통 채널을 확보, 제품 판매수익을 얻는 동시에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한다. 임재봉 대표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회를 연결해 착한 소비로 가득 찬 네모난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네모네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기부 포인트를 적립받고, 소비자가 직접 수혜자를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 소비자에겐 할인과 기부 만족감을, 기업에겐 상품 광고와 매출향상 사회공헌 이미지를, 수혜자에겐 삶의 희망을 준다. 가장 많은 금액을 모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2011년 5월 베타 서비스를 실시하고, 2013년 1월 정식 오픈했다. 현재 잡화 및 생활용품 브랜드 샵레드, 주방용품 전문업체 키친아트, 여성 쇼핑몰 윙스몰, 화장품 네추럴 총 4개의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다. 2013년 2월 기준으로 총 기부금액은 320,800원이다.


Q. 소비자들이 소셜 커머스에서 제품을 구매했는데, 동시에 기부가 되는 게 특별하다. 네모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다. 경찰행정학을 전공했는데 제대 후 사업을 하려고 대학을 자퇴했다. 23살에 외식업을 2년 정도 하다가 사회적 기업을 알게 되었고, 기부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미국은 온라인으로 기부 관련 사업이 잘 되어 있는데 한국은 기부단체 빼고는 안 되어있더라. 한국에서도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 기부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 시작하게됐다. 기부 단체를 제외하고 모금 서비스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Q. 사회적기업가로서 가지고 있는 자질이나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회적기업가는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모두 잡으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영리 기업이나 비영리 단체가 된다. 이런 마인드에 더해 일을 할 수 있는 수행 능력 또한 필요하다. 사회적기업가도 기업가다.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도 알아야 하고, 돈을 만들 수 있는 것까지도 봐야하는데 이런 걸 못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전의 창업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됐다.

Q. 기업과 제휴를 맺었는데, 여러 판매처를 뚫고 설득하고 파트너십을 맺기까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기업대 기업으로 제휴를 하는데, 우리 서비스에 대해 마케팅 담당자들은 호감을 보였다. 우리가 '기부해주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사회적 가치가 아닌 영리 기업으로서 다가갔다. 소셜 커머스는 기업이 마케팅 효과를 노리기 때문에 판매 효과, 매출 상승, 채널 추가 확보, 회원 데이터 베이스 제공 등 일반 영리 기업의 방식으로 설득했다. 기업들도 사회적으로 좋은 일에 동참하는 면에서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Q. 의류 같은 경우에는 계절과 유행을 고려해서 제품을 선택하고 판매해야 한다. 네모네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의류 같은 경우는 유행을 많이 타기 때문에 10일치 물건의 리스트를 받는다. 신상품, 인기 상품을 제시하면 우리가 보고 선정해서 매일 상품을 업데이트한다.

Q. 네모네의 수익구조, 기업 경영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우리의 수익은 상품 판매 커미션이다. 소셜 커머스는 공급 업체가 마케팅 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데, 정상가의 차액 중에서 할인가, 기부적립금을 마련한다. 소비자는 할인도 받고 적립 기부금으로 원하는 기부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우리는 상품 구매의 커미션을 받는다.

Q. 제품의 경쟁력은 어떻게 갖추어 가고 있는가?
제휴하고 있는 기업이 각 분야에서 브랜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상품 경쟁력도 보장이 된다. 지금 당장은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 영리 기업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낮기 때문에 소비자를 유입시키기 힘들다. 네모네가 대중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선정할 수 밖에 없다.


Q. 네모네를 통해 기부 받는 수혜자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2011년 베타 서비스를 운영했을 때,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외곽에 사는 미가엘이라는 아이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 1살 때, 전신화상을 입어 손을 잃어 왼쪽 손가락을 모두 잃었고, 남은 오른쪽 세 손가락으로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한달 2만원의 생활비로 남동생, 엄마, 세 가족이 함께 살기엔 하루 한 끼도 해결하기 어려웠다.

2012년 5월 희망 TV SBS 방송을 통해 기부금이 모아져 왼손에는 의수를 착용하게 됐고 세 손가락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절개 수술을 받았다. 네모네는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기부를 했다.

문제는 기부한 금액이 수술에 제대로 잘 쓰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더라. 그래서 해외 아동 기부를 하게 되면 투명성의 한계가 있을 것 같아 양천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고 국내 아동에게 기부금을 직접 전달해주고 있다. 그래서 한 아동의 기부금 50만원, 기부단체 운영비 5만원 등 총 55만원을 만들어 기부한다.

Q. 네모네는 기부금 투명성을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가?
네모네의 사랑 페이지에는 기부금이 아이에게 갔고, 얼마가 기부가 됐는지 수치적인 것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수혜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구입할 때, 영수증을 다 받아서 공개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동행하기로 약속했다. 물론 수혜자 입장에서는 꺼려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기부자도 결과물을 원하기 때문에 해야하는 부분이다.

Q. 소셜 펀딩, 크라우드 펀딩이 최근에 한국 내에서 많이 증가했다. 쉬운 기부가 한국의 한 트렌드로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근 국내에 기부 문화가 떠오르고, 기부 사업 해외 사례가 국내에 많이 발표된 것이 작용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의 기부 수준이 낮다. 기부 안하는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고 대답한다. 기부의 필요성과 인식에 대해서는 많이 높아졌는데 아직까지 자기 돈으로 기부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조금씩 소액으로 기부하려는 점에서 소셜, 크라우드 펀딩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Q. 기부를 위한 다양한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다. 네모네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네모네를 통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고 기부도 할 수 있다. 자신의 돈을 따로 기부를 위해서 쓰는 게 아니라 상품을 사면 할인도 받고, 기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Q. 온라인 쇼핑을 하러 네모네에 갔더니 물건 이미지를 한 페이지에 볼 수 없더라. 쇼핑하는 입장에서 많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익적 요소를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일반 온라인 쇼핑몰처럼 메인 페이지에 상품 이미지가 다 보이면 물론 소비자가 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혜자를 부각하는 측면에선 부족하더라. 네모네가 소비자를 위한 편의성과 공익적 가치를 가지는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만들었다. 리뉴얼 서비스에서는 메인은 아니어도 다른 한 페이지에 해당 상품을 다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마련될 것이다.

Q. 일반 기업들도 외부 압력으로 인해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경향이 많던데, 보수적인 기업과 협력을 맺게 되면 더욱 어려움이 있지 않은가?
기업이 사회공헌 압박감을 가지고 있으면 더욱 편하다. 어찌되었든 사회 공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거니까 설득이 좀 더 수월하다. 하지만 기업이다 보니 손해 보지 않는 방법에서 하려고 한다. 후원만 하는 형식은 기업 예산의 출혈이 커서 꺼려하는 것 같다. 그래서 네모네는 상품 판매를 통한 수익도 올릴 수 있고,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사회 가치도 이룰 수 있다.

Q. 쉽게 기부를 해오는 게 기부 문화의 트렌드로 잡고 있다. 한편으론,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사회 문제를 알리고 방안을 던지기도 하는 등 약간 무거운 방식으로의 기부도 필요한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 기부 자체가 충분히 무겁다. 기부단체의 TV 광고에서 보면 '당신의 작은 기부로 새 생명이 태어난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광고 카피가 많다. 이제 일반 사람들도 이런 무거운 광고 카피에 무뎌지고 있다. 이렇게 접근해서는 기부를 끌어들일 수 없다. 게임이라는 재밌는 요소를 더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참여를 끌여내야 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