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수거 중단 사태`의 재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전 세계 대부분의 재활용품 쓰레기를 소진해왔으나, 중국의 환경보호부가 지난해 폐플라스틱 등 고체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한국의 가정에서 나오는 비닐류와 스티로폼 등은 폐자원이 아닌 진짜 `쓰레기`가 됐다. 중국이 수입을 중단하자,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가격이 폭락해 돈이 안 된다며 국내 수거 업체가 수거를 거부하는 등의 혼란이 생겨났다.

결국 환경부와의 조율 끝에 수거 업체들은 2일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수거를 다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업체, 국민들은 한숨 돌린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생겨날 `갈 곳 없는 쓰레기`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면 '재활용품 수거 중단 사태'가 다시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재활용품 수거 중단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근본적으로 쓰레기 양을 줄여야 한다. 또 재활용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냐"는 미디어SR의 질문에 "당연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현 사태가 중국발도 있고, 국제 유가 하락 등의 문제도 얽혀있지만 결국 한국의 재활용품이 너무 많아 발생하는 문제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재활용품도 소화하지 못해 중국에 팔고 있는 실정인데, 더 줄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국민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정부는 쓰레기를 많이 만들지 않도록,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제도와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또 지자체는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정확한 방법을 홍보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전제가 깔리면 "기업들이 재활용에 맞는 제품들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김 총장에 따르면, EU의 국가들은 페트병에 색깔을 넣지 않고 투명한 것만 만든다. 또, 페트병 위에 라벨을 본드로 붙이지 않고, 인쇄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슈퍼에서 쉽게 볼 수 있듯 한국의 페트병들 중 색깔, 라벨 본드처리, 인쇄가 없는 페트병을 찾기는 힘들다. 이러한 것들을 제하면 재활용할 수 있는 페트병이 없다. 김 총장은 "재활용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부터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지금처럼 한국 기업이 재활용하기 어려운 재활용품을 계속 생산한다면, 국내의 재활용 업체들이 재활용하기 편한 선진국의 재활용품만을 구매하고 국내 재활용품은 거부하는 현재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총장의 설명이다. 

또, 김 총장은 "국민들이 구매를 하고 사용하고 폐기하는 단계에서 재활용을 깨끗하게 분리배출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닐에 음식물 등이 묻어있지 않고 깨끗해야 재활용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깨끗하게 사람이 많지 않아 이를 처리하는 데도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재활용품 안에 음식물이 들어 있으면 썩으면서 해충이 끼고 냄새가 나는 문제도 생긴다.

김 총장은 "음식이 묻어 있는 비닐과 스티로폼은 재활용이 어려워 깨끗이 세척하고 분리 배출해야 한다. 세척하지 않으면 종량제에 넣어야 한다. 과자봉지, 라면 봉지, 비닐봉지는 비닐에 분리배출 하고, 지저분한 비닐 봉투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고 재활용 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환경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환경부는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 조치 후 국산 폐자원 수출량 감소, 재활용 시장 위축 등을 고려해 관련 업계 지원과 재활용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바른 분리배출 홍보를 통해 수거·선별과정에서 잔재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업체의 처리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도록 4월 중으로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며 "이른 시일 안에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폐비닐, 일회용 컵 등 플라스틱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의 종합적인 대책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라 전했다.

국민들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 `soku****`는 "그간 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환경 호르몬이 많은 페트병 무분별하게 많이 써 온 것은 사실. 이 기회에 병으로 바꿀 수 있는 만큼 바꿔보고 사과ㆍ배 속에 들어있는 스티로폼은 골판지로 대체하면 될 것이고, 커피점에 일회용 컵들은 자기가 들고가는 보온 컵으로 대체만 해도 엄청난 환경파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계란도 볏짚으로 한 꾸러미씩 팔았는데 언제부터인지 플라스틱으로 파는데 이거 다 우리들이 자초한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dami****'도 "무심코 사서쓰던 플라스틱 물건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불편해도 친환경으로 갈아타 봅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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