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리(KOSRI) 최지형 연구원]
Q. 프랑스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 그룹 SOS사와 마이크로크레딧 주창자인 무하마드유누스를 키워낸 아쇼카 재단이 MYSC의 롤모델이고 이 두 롤모델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걸로 알고 있다. 아쇼카재단과 SOS사와 다르게 한국적인 사회혁신모델을 만들기 위해 하는 노력은 무엇인가?
우선, 유럽최대의 사회적 기업그룹 SOS의 사업 중에서도 혁신적으로 가장 잘 된 윤리적 캐이터링이라는 업체가 있다. mysc는 그 사업을 한국에 실현하는 주체로서 작년말 MY Catering이라는 영리기업을 출범시켰다. 케이터링을 통해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는 밸류 체인(Value Chain)에 취약계층, 소외계층이 들어오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사회적 의미를 가지는 요식업체, 카페가 정확하게 사회적 미션을 갖도록 컨설팅하고 있다. 이 사업을 한국에 맞게 적용하는 게 우리의 과제여서 작년 10월 프랑스 요리사가 와 홍대에서 시식 행사를 했다. 해보니 프랑스요리가 한국풍토와 다른 부분이 있었다. 우리와 다른 부분들을 요리부터 비즈니스 모델까지 그 쪽의 자문을 받으며 한국에 맞게 바꾸려고 한다. (*Value Chain: 밸류 체인 안에는 Supplier, Provider, Customer, Manufacturer 등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있다.)

아쇼카 재단의 경우 mysc의 2대 파트너다. 아쇼카재단 한국사무소 출범 때 한국에 네트워크가 없어 초기 사무실도 제공하는 등 잘 정착되도록 노력했다. 아쇼카재단 이 한국에 정착하기까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다. 아쇼카는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 즉 개인에 대한 집중투자인데 한국은 정서상 커뮤니티(community)나 팀(team)제 중심의 문화인데 이를 잘 융합해야할 과제가 있다. mysc는 그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생태계(community)조성이 필요하고, 중간기관으로서 사회혁신 모델을 개인뿐 아니라 커뮤니티 기반으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많이 강조한다. 임팩트를 평가할 때 그 임팩트가 초기에 제대로 설정됐는지 먼저 봐야 한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정확한 임팩트를 설계, 디자인을 한 다음에 시작한 것을 평가해야 하는데, 지금 평가하는 대부분의 대상들은 그 부분들이 생략된 채 시작된 그룹들이 많다. 그래서 평가하게 되면 당연히 평가가 안 좋다. 평가를 논하기 전에, 정확한 임팩트가 무엇인지 설계하면서 평가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임팩트를 설계하는가. 설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디자인 씽킹이다. 디자인 씽킹을 통해 정확한 문제기반, 이슈중심이 아니라 그 이슈에 있는 사람의 정확한 니즈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발견한 그 니즈를 기반으로 기술이든 비즈니스 모델이 연결돼 진행됐을 때, 우리들이 원하는 임팩트를 달성했는지 쉽게 볼 수 있다. 설계 없이 문제의식만 갖고 비즈니스가 시작되면 재무적으로는 평가되지만, 정성적으로는 어떤 임팩트를 만들고 있는지 말할 수 없고 평가할 수도 없다.

Q. Impact를 designing한다는 것인데, 디자인 씽킹을 쉽게 설명해주신다면?
이슈를 이슈대로, 문제를 문제대로 받아들이면 항상 우리는 고정관념이 있다.
물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깨끗한 물을 줄까를 고민하며 문제가 관점을 족쇄화한다. 디자인 씽킹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이슈를 인간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숨겨진 상품, 서비스와 니즈(needs)가 보일 가능성이 생긴다. 이와 같이 인간중심으로 문제, 이슈를 재해석 하는 것. 두 번째로 솔루션을 제공하기 전에 문제 당사자로부터 자신이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마음껏 얘기하도록 한 공감(empathy)에 기반을 둔 접근이다. 세 번째 특징은, 그렇게 해서 얻어진 이해(insight)를 기반으로 co-creation(함께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전문가가 골방에서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오너쉽(ownership)을 만들기 위해 그 사람과 함께 만들어나간다. 이렇게 진행하면 지속 가능해 질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에서 사회혁신 기업이 출범하기 어려운 한계점이 있다면?
저의 관점에서 봤을 때 사회혁신은 결핍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한국에는 그런 결핍이 좀 부족하다. 세계가 인정하고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사회혁신 기업의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 오히려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결핍이 많기 때문에 엄청난 수준의 도약, 혁신이 가능하다. 그런 모델들, 지금 아프리카에서 *M-Pesa 같은 경우는 선진국으로 역수출되곤 한다. 문제가 많은 곳에 혁신이 따라오는데 그래서 보통 떠올리는 곳이 인도, 방글라데시, 중국, 아프리카, 남미다. 한국은 한국의 소비자 관점에서 결핍, 니즈에서 출발한 사회혁신 모델은 나오지만 세계 전반적인 흐름에서의 세계적 모델이 나오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M-Pesa: Safaricom Kenya(케나 최대의 이동통신 사업자)의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 M은 모바일의 약자이며, 페사는 스와힐리어로 돈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브랜드 이름 자체가 “모바일 화폐”를 뜻한다. 동아프리카 모바일화폐시장에서 사용자들이 모바일에 돈을 저장하고 공과금을 납부하는 모바일뱅킹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선두에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일명 다보스포럼이 열렸다. ‘탄력적 역동성’(Resilient Dynamism)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하나같이 자본주의를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자본주의의 진화를 얘기했다. 특히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사무총장 섀릴 셰티(Salil Shetty)는 “우리는 공정성, 정의 그리고 인간성을 존중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이끌어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건강한 정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기반이 필요하며 자본주의의 위기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주체도 결국은 올바른 기업가 정신을 갖고 있는 기업과 다른 섹터들의 연합일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정신에 대한 김정태 이사의 설명과 국내최초의 사회혁신 컨설팅을 시작하는 mysc의 비전을 접하며 다보스포럼에서 논의했던 자본주의 진화의 구체적인 모습이 그려진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 ‘사회 혁신’, ‘임팩트 비즈니스’가 그저 유행에 그치지 않고 사회에 지속가능하고도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mysc와 김정태 이사처럼 지역환경과 사람중심으로 비즈니스 섹터를 통해 문제에 접근하려는 진정성 있는 리더십들이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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