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기자회견 현장에 참석한 하희봉 변호인. 배선영 기자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이른바 미투(#Me Too) 캠페인에 합류한 A씨(안젤라)가 추가 증거로 사건 발생 시간을 특정했다.

27일 오전 11시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변호인을 대동한 A씨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A씨는 이날 "이 자리를 통해 내 입장을 전달드리고 새로운 증거를 공개하겠다"라고 전했다. 그가 제시한 추가 증거는 사건 발생 당일인 2011년 12월 23일 본인의 위치 및 시간 정보다. A씨는 "이제까지 그날의 시간을 입증할 사진, 메모 등의 기록을 찾지 못했다. 그날의 구체적인 시간을 더듬기 위해 기록을 찾던 중,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하나의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 당시 제가 방문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인 뉴욕뉴욕에서 오후 5시 5분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체크인을 했던 기록을 발견했다. 이후 30여 분이 지난 5시 37분에도 여전히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뉴욕뉴욕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 이 기록을 통해 제가 '뉴욕뉴욕'을 방문해 정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던 시간을 특정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당시 렉싱턴 호텔에서 한 시간 가량 기다렸다. '바쁘니까 기다리라'는 문자가 정 전 의원으로부터 그 사이 왔다. 만났던 시간은 매우 짧았다. 20여분 정도다. 사건 발생일 전까지는 단둘이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는데 이날은 정 전 의원이 오자마자 '남자친구는 있냐','내가 성형도 해주려고 했는데 감옥에 가버려서 안타깝다' 등의 말을 하기에 불편해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오른 쪽에 있던 옷걸이 쪽으로 가서 코트를 입으려고 하자, 정 전 의원이 다가와 강제로 껴안고 키스를 시도해 입술이 스쳤다. 그를 밀어내고 바쁘게 나왔다. 이후 따라나오지는 않았다. 그것이 이 사건의 전말이다"라고 전했다.

A씨는 또한 "안타까운 부분이 고작 입술을 스친 걸로 정 전 의원의 인생을 망치려고 하냐는 비난이다. 살인죄나 교통사고는 가해자 부주의를 말하는데 성범죄에서에서는 가해자의 나쁜 의도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가 과연 어떤 의도를 가지고 나를 불러냈는지에 대해 집중해달라. 결과적으로 생각하면 그는 가벼운 성추행을 했고 이에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A씨 측이 제시한 증거 자료

 

이외에도 A씨는 "만약 오늘 이 새로운 증거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가 없었다. 오늘도 얼굴 및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은 그저 내 얼굴을 궁금해할 뿐이지 얼굴을 공개하고 말한다고 나를 믿어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늘도 익명으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정 전 의원 측은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또 해당 사건을 보도한 프레시안의 서 모 기자 등 언론사 4곳의 기자 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다. 프레시안 역시 16일 정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이 가운데 A씨의 추가 폭로 및 증거 제시가 이어져 향후 정 전 의원 측이 어떤 입장을 발표할지 이목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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