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국이 고농도 미세먼지로 자욱해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최악인 상황인 가운데 상당수 야외 근로자들이 미세먼지에 속절없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에 있는 빌딩 주차관리인 강 모 씨는 목이 컬컬함에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근무자가 얼굴을 가리고 있으면 상대방이 좋지 못한 시선으로 봐요"라며 "계속 대화를 해야 하는 데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옆 건물 경비실도 상황은 비슷하다. 총 4명이 근무하는 데 한 명만 자비로 마스크를 사서 쓰고 있었다. "회사에서 오늘 아침 회의에서 사주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어요. 경비 일이 보기 깔끔해야 해서 계속 착용 못 했죠." 경비원 B 씨의 푸념이다.
야외 청소를 하는 C 씨는 미세먼지를 거르는 기능이 거의 없는 파란색 방한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야외 근무하는 데 회사에서 별도로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회사에서 안 해줘요. 개인적으로 샀어요. 회사에서 해 달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어요. 그래도 되나요?"라고 반문했다.
퀵 서비스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D 씨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한참 짐을 나르고 있었다. 그에게 미세먼지가 심한데 회사에서 별도로 마스크를 안 줘요? 라고 물으니 "그런 걸 해주는 회사도 있어요? 겨울에 핫팩 같은 것은 지급해주는데…. 뭐 사서 써야죠"라고 답했다.
반면, 대형 건설사의 공사현장 근로자와 이동식 카트를 타고 유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원의 경우 회사로부터 식약처에서 KF 94등급 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받아 사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