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소속사 대표의 글은 정당한 항거일까, 꽃뱀 프레임일까
곽도원 소속사 대표의 글은 정당한 항거일까, 꽃뱀 프레임일까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8.03.26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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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곽도원. 영화 '특별시민' 스틸
배우 곽도원. 영화 '특별시민' 스틸

한국에서 들불처럼 번진 미투(#Me too) 캠페인은 사회 각계에 만연한 권력형 성폭력을 폭로하며 사회 전반에 경종을 울리게 됐다.

내용이 충격적이었던 고은 시인과 연극 연출가 이윤택을 비롯해, 문화계에서도 어른으로 추앙받던 인물들이 줄줄이 피해자들의 폭로 속에 소환됐다. 김기덕 감독, 배우 조재현,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배우 고(故) 조민기 등이 이들이다. 이들은 특히나 다수의 피해자들로 인해 상습적이고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결국 한국에서의 미투 캠페인은 조직 내 권력자가 권력을 빌미로 성폭력을 행사하고, 이를 묵인하는 사회에 항거하는 운동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치적으로 촛불민주주의, 국민 스스로가 부패한 권력에 맞서 세상을 바꿔본 경험과 맞물리면서 미투 캠페인이 확산됐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사회 전반이 미투로 인해 불거진 피해 사실들에 함께 공감하고 울분을 터뜨리는 이유 역시 이를 단순한 성폭력이 아니라 권력형 성폭력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미투 캠페인이 법적 시스템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왜 피해자들이 오랫동안 침묵할 수밖에 없었나'라는 의문 속에 그들이 침묵할 수 없게 했던 과정에서의 법과 제도의 취약성을 들여다봐야 한다. 미투 캠페인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5일 오전 곽도원의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법률사무소 열음의 변호사인 임사라 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올린 글은 미투 캠페인에 찬물을 끼얹는 내용이었다.

그는 자신이 대전에서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로 2년 동안 한 달에 50건 이상의 사건을 맡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작 나를 지치게 한 것은 업무량이 아닌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이었다.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소위 꽃뱀이구나 알아맞출 수 있을 정도로 촉이 생겼다"라고 적었다.

임 씨는 이윤택을 고소한 피해자 중 4명이자 곽도원 역시 한 때 몸 담았었던 이윤택 사단인 연희단 거리패 후배들로부터 곽도원이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함께 공개했다. 그들로부터 촉이 왔다는 말과 함께.

그는 "언론제보나 형사 고소는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있을 수는 없다"라며 "미투 운동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고 믿고, 오늘 겪은 혐오스러운 일들이 변화에 따른 일종의 진통과도 같은 것이다. 미투 운동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사회 전체가 조화롭게 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라고 마무리 했다.

하지만 임 씨는 곽도원이 왜 연희단 거리패 후배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기 전, 해당 글에서 자신이 변호사로 일하면서 꽃뱀으로 불리는 허위 피해자들로 인해 회의감을 느꼈던 경험을 털어놓아 후배들 역시 '꽃뱀'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해당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의하고자 임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임 씨의 글이 작성된 이후, 박훈법률사무소의 박훈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성폭력 피해자를 자처하는 꽃뱀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암시하는 글이지만 통계로나 내 경험으로나 그런 경우는 아주 극히 드물다. 더구나 피해자 국선변호사 업무 지침에는 '아무도 성폭력을 꾸며대지 않는다는 것을 믿고, 피해자가 혼란스러워 하거나 자신을 의심하더라도 믿어준다'는 지침이 있다. 그럼에도 허위 피해자들이 많아 '촉으로도' 꽃뱀인지 알아 맞출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아주 시건방진 태도다"라며 임사라 대표를 비판했다.

또한 그는 "(곽도원 협박 건과 관련) 사실의 진위 여부를 알 수가 없다"라며 연희단 거리패 후배 4인이 곽도원을 협박한 명분이 있을텐데 (이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내용이 없다. 이 글을 신빙하는데 매우 주저하는 이유다"라고 적었다.

이제 임사라 대표로부터 '꽃뱀'이자 '협박인'으로 지목된 연희단 거리패 후배들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이윤택 피해자의 변호인 측에서 입장 발표를 예고한 상태이기도 하다.

과연 곽도원의 협박 사건과 임사라 대표의 프레임은 과연 미투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임 대표의 바람대로, 이를 계기로 미투 운동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사회 전체가 조화롭게 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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