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카카오가 개최한 2018 카카오모빌리티 미디어데이에서 정주환 대표가 카카오택시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택시 유료화 모델 도입으로 업계 관계자들과 엇박자를 보이는 행태다.

지난 1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2,000원~5,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면 더 빨리 택시를 부르는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 기능을 3월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카카오는 "국토부, 서울시 등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와 서울시는 "협의 사항이 없었다"라고 말해 카카오가 업계 이해관계자와 제대로 된 협의를 거치고 발표했는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는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카카오택시 유료화 계획에 국토부와 협의된 사항은 전혀 없다. 카카오가 일방적으로 설명한 것뿐"이라고 못 박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카카오가 국토부와 협의 없이 마음대로 발표한 것이 맞다. 보통 업계에서는 이런 쟁점 사안이 있을 때 협의를 하고 발표를 하는 게 보통 수순인데, 카카오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 카카오로부터 사업 계획이나 사업 모델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택시의 유료 모델은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거쳐야만 상용화될 수 있다. 카카오택시는 앱 이용료 중 일부를 택시 기사에게 포인트를 지급하고, 택시 기사는 이 포인트를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택시발전법상 기사가 택시 요금 이외에 추가 비용을 받는 것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방식에 대한 위법 논란이 일어났다. 

국토부와 카카오는 아직도 엇박자다. 카카오는 3월 말 유료화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23일 카카오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가 끝난 상태에서 오픈하는지에 대해 "국토부와 현재 논의 중"이라며 "국토부 입장은 서비스 오픈 후 구체적인 스펙이 나오면 그때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비스는 3월 말에 론칭하는데, 그때까지도 논의를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국토부는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택시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받아야 적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데 협의되거나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서비스 오픈 후에 국토부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국토부 적법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자료를 전달받지 못해 진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서울시와도 삐걱댔다. 서울시 택시정책팀 관계자는 카카오가 서울시와 협의를 마치지 않은 채로 발표한 것에 대해 "(카카오와) 구체적인 것에 관해 얘기한 바 없다"고 답했다. 

또, "카카오택시 수수료는 시민에게 부담될 수 있다"며 "현재 호출료는 2,000 원 이내에서 이뤄지는데 카카오택시의 수수료 5,000 원은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협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서울시가 법적으로 카카오에게 제지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으나, 서울의 택시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서울시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기존 콜비에 맞춰 수수료를 2천 원 범위 내로 만들고자 한다. 

택시 노조와도 마찰이 일었다. 임승훈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본부장은 "카카오와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카카오가 유료화 모델을) 현장에 적용시키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택시 노조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카카오택시가 부분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은 승객과 택시기사 간의 시비와 분쟁의 빌미를 조장하게 될 것이라는 택시업계의 입장과 의견은 물론 소비자인 택시승객의 경제적 부담 증가라는 문제는 도외시한 채 택시시장에서의 독점적 지배력을 통한 기업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택시를 더 빠르게 탈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결과적으로 택시비 인상 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시배차 등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많아지면 무료 서비스는 더는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카카오택시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서울시가 택시 요금을 현행 15~25% 인상하는 계획을 논의 중인데, 여기에 택시 배차 금액을 더하면 소비자의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는 점에서도 부담이다.

이에 관해 카카오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봤을 때 시장은 수요 공급에 따른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에 무료 호출을 이용하던 사람들이나 시간대는 그대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료 호출만 골라 받는 문제도 예방책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카카오택시 유료 정책을 유관기관과 협의 없이 왜 이렇게 일찍 발표했느냐는 미디어SR의 질문에,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주에 있었던 간담회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올해 어떤 사업을 펼칠지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 과정에서 유료호출 모델에 대한 개념만 먼저 설명한 것"이라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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