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은 사회적 책임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전문 경제신문입니다.

사회가치실현의 주요 항목 중 하나는 ESG, 즉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입니다.

당진화력본부·영흥화력발전소와 같은 공공기관의 ESG에 관한 평가는 중요합니다. 이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변 지역은 물론 수도권 지역의 안전과 환경도 침해 받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짚어본 당진화력본부·영흥화력발전소에 관한 이슈들 역시 주변 지역과 수도권 지역에 막대하고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이 중시하는 사회적가치 실현과 엇나가는 이번 사안들에 대해 미디어SR은 꾸준히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미디어SR은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이슈들을 발굴하고 추적하여 독자들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다수 국가들이 석탄 화력발전소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확실히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대응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한국의 미세먼지 대응 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연기 없는 굴뚝, 일본 이소고 화력발전소

도쿄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요코하마 이소고 발전소. 이소고 발전소는 요코하마시 전력소비량의 40%를 책임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소고 발전소에서는 현재 2개의 발전기가 가동 중인데도, 연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매연을 뿜는 국내 화력 발전소와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해진다. 연료는 석탄이다.

당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피어나는 연기. 구혜정 기자

석탄화력발전소들은 석탄을 분말 상태의 가루로 만들어 공기와 함께 건조시켜서 태운다. 연소 과정에서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가 결합해 질소산화물(NOx)이라는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한다. 질소산화물은 2차 초미세먼지와 스모그의 원인물질이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와 마찬가지로 이소고 발전소도 같은 과정을 밟아 석탄을 연소한다. 그런데 황 성분을 없애는 탈황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친환경 특수 활성탄을 투입, 오염물질을 99% 제거하고 있다.

일본 중앙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배출량을 보면 질소산화물은 한국 기준치의 10분의 1, 분진도 4분의 1에 불과하다. 아황산가스는 굴뚝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자력 발전을 사실상 중단한 일본이 전기의 88%를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대기오염물질 방출을 최소화 하고 있다.

반석탄 '동맹' 이끄는 영국과 캐나다

반석탄 동맹 회의에 참가한 국가들. 제공:캐나다기후행동네트워크

서구 선진국들은 단순히 오염물질 방출을 줄이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영국과 캐나다가 주도해 만든 '반석탄 동맹'(Powering Past Coal Alliance)은 지구 평균 온도을 2도 상승으로 억제하려면 2050년 전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변화에 책임이 많은 선진국에서는 '2030년 내 폐쇄' 역시도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영국과 캐나다가 주도한 이 동맹에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핀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포르투갈, 뉴질랜드, 멕시코 등 19개 국가가 참여했고, 앨버타, 브리티시콜롬비아, 온타리오, 퀘벡, 밴쿠버, 워싱턴, 이렇게 6개 지방정부가 동참했다. 이들은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공동 선언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주 타깃이 화석연료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기후총회에서 탈석탄에 관한 정부 간 연합체가 구성된 것은 대단히 혁신적인 성과일 것이다. 물론 약점도 있다. 이들 국가들의 석탄 사용 비중은 전 세계의 3% 불과해 총량으로 볼 때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반석탄 동맹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은 미온적이다. 그러나 석탄화력발전소들이 집중 되어있는 충청남도는 반석탄 동맹에 가입할 예정이다. 충청남도 기후환경정책과 남승홍 주무관은 "21일 오후에 가입할 예정이었지만, 충청남도 내부 사정으로 인해 캐나다와 영국 대사관측과 논의를 거쳐 하반기에 공식적으로 가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탈원전' 독일, 석탄화력발전이 늘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 내 반핵 운동에 힘이 실렸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독일 내 두 번째로 큰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탈원전 정책 때문에 독일 내 석탄발전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원전을 포기하기 위해 석탄을 태워 환경을 포기하겠다는게 아니냐는 국제사회와 환경단체들의 주장이었다.

석탄화력발전이 독일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 이다. 2014년 기준 에너지원의 25.6%가 갈탄, 18%가 석탄으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2013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약 1% 낮아진 수준이다.

또 2010년 에너지전환 정책 시행 이후 독일 내 에너지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석탄발전으로의 회귀는 오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2010년 이후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재생가능 에너지는 52.6TWh가 증가했다. 원자력발전 분야 발전 감축량을 대체하고도 남을 양이다. 결과적으로 독일은 원전과의 전쟁에서도, 석탄과의 전쟁에서도 승기를 잡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현재 독일 내에 설치 운영 중인 해상풍력 및 태양광발전 용량은 각각 29GW, 25GW로 유럽연합 내 최대 수준이다. 이는 유럽연합 전체 풍력발전 생 산 용량의 절반, 태양광은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독일은 선진적인 에너지 정책 으로 향후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0~45%로 높이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많은 선진국 사례, 어떤 사례가 적합한가?

석탄발전의 사회환경비용에 관해 이야기 하는 이지언 국장. 제공: 김광진 의원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에너지기후국장은 미디어SR에 "결국 답은 '탈석탄'"이라고 주장한다. 이지언 국장은 "많은 석탄화력발전소들이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술을 만들었다', '노후 설비를 없앤다'며 환경에 기여한다고는 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국장은 일본도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일본의 경우는 '그린워싱'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과연 일본의 '친환경 석탄화력발전'이 과연 '친환경'적인지를 재고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린워싱이란 환경오염을 일으키거나 친환경이 아니면서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위장하여 마케팅하는 홍보 행태를 뜻한다.

그는 "친환경을 앞세우는 발전소들의 주장은 결국 환경 설비를 강화해서 오염물질을 어떻게 상대적으로 줄일까 하는 기술을 연구한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오염물질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것은 어렵고, 이미 방출되는 것들을 잘 관리하는 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한다.

이지언 국장은 "결론적으로,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짓고 운영해도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이 너무 많아서 석탄이 설 자리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국제적으로 감축 노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반석탄 정책이 세계적인 기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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