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도운 정보회사에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페이스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라는 데이터 회사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얻은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이들의 성향을 분석한 뒤 결과를 트럼프 캠프에 제공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페이스북이 2014년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알렉산드로 코건이 개발한 앱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isyourdigitallife)에 사용자 정보 수집을 허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사용자가 해당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자신의 위치정보와 친구,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 등이 개발자에게 제공된다.  앱을 통해 코건이 수집한 약 5,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CA로 넘어갔다.

페이스북은 CA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미국 시민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비난을 받고 있다. 또,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있은 이후에야 CA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하는 등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페이스북은 17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데이터 유출은 완전히 거짓"이라며 "알렉산드로 코건(앱 개발자)은 사용자 정보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요청했으며, 모든 사람이 이에 동의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았다. 암호나 민감한 정보는 해킹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일 블로그를 통해 CA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디지털포렌식은  휴대폰 등의 디지털 기기에 담긴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조사기법이다.

미국 의원들은 저커버그 CEO를 의회에 불러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이미 클로부처 민주당 상원의원은 "5,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용된 것이라면 저커버그가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해명해야 한다"며 "개인정보가 정치광고나 선거조작에 악용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은 "저커버그가 의사당에 나와야 할 것"이라며 "마크 저커버그 뿐만 아니라 관련 회사 CEO가 모두 관련 의회 조사에 나와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53달러 떨어진 172.56달러로 6.77% 하락했다. 이날 하루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367억 달러(약 40조 원) 증발했다.

이와 관련, 박상현 페이스북코리아 홍보총괄은 미디어SR에 "페이스북 로그인 기능을 활용해 3자가 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다른 곳으로 옮긴 게 문제가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돼 2차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페이스북의 로그인 기능을 통해 문제가 됐으니, 이에 따른 책임을 다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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