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18일 폐막한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외면했다는 문제제기가 내부에서 불거져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16일 보고서를 통해 "MBC는 패럴림픽에 무관심했다. 9일 개막식을 제외하고는 12일까지 심야시간에 하이라이트만 편성했다"라고 전했다.

또 민실위에 따르면, 지난 10일 SBS는 오전, KBS는 오후에 패럴림픽을 생중계했지만 같은 시각 MBC는 예능 프로그램을 재방송했고 12일 SBS는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KBS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생중계한 반면, MBC는 패럴림픽 경기를 편성하지 않았다.

민실위는 MBC의 패럴림픽 홀대를 해외 방송사와도 비교하며 지적했다. 일본의 NHK는 62시간, 미국의 NBC는 94시간, 영국의 채널4는 100시간을 편성한 것과 비교해 MBC는 18시간만을 편성한 것. 민실위는 "장애인 단체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편성 확대를 요구했지만 MBC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MBC는 지난 13일부터는 낮시간대 패럴림픽 경기를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이 패럴림픽 경기를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중계방송을 편성해달라"고 나섰기 때문. 이와 관련, 민실위 측은 "시청자들의 요구를 외면하다 대통령이 지적하자 부랴부랴 편성한 모양새가 됐다"며 비판했다.

이외에도 민실위 측은 "패럴림픽 편성 논란은 MBC가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에 얼마나 소홀했닌지 보여준 계기"라며 "장애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조명하는 '나누면 행복'의 경우, 주1회 목요일 새벽 1시에 편성했다. 후원 모금을 진행하는 방송임에도 심야시간에 배치된 점이 시청자들의 참여 기회를 제한하는 편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민실위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소수자 보호와 다양성 구현이라는 공영방송 편성의 원칙과 책임을 바로 세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MBC 내부 관계자는 미디어 SR에 "패럴림픽을 계기로 MBC가 이와 관련된 사안을 간과했다고 생각했고 추후 논의를 거쳐 편성을 확대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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