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금융위원회, 편집 : 미디어SR

최흥식 금감원장이 13일 채용비리 의혹으로 퇴진하면서 금융당국과 하나은행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흥식 원장은 12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학 동기 아들 인사 추천 의혹과 관련해 강하게 부인했다. 본인을 결재 라인에서 제외한 특별검사팀을 꾸려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맞섰으나 오후 갑작스럽게 서면으로 사의 의사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13일 오후 사표를 수리했다.

동시에 금융감독원은 13일 하나금융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특별검사반을 20명 투입해 검사 대상과 기간 제한 없이 고강도 감사를 펼쳐 채용 비리가 나오면 검찰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의 갈등은 지난해 하반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당국이 `셀프연임`이라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일정 연기를 요청했으나 하나금융은 이를 묵살하고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한 것이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 2월 KEB하나은행에 대한 감사를 펼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검찰이 55명의 특혜 채용 VIP 리스트를 밝혀냈다. 

지난 9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채용 청탁 의혹 보도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최 원장의 2013년 사장 재직 시절 자료를 흘린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나은행 내부자 소행이 아니고는 확인할 수 없는 정보기 때문에 하나금융이나 은행 내부에서 흘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측은 1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KEB하나은행 내부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언론 제보 전에 KEB하나은행 경영진이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론”이라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면서 기정사실화됐다. 

동시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하나은행 채용 과정 전반을 철저하게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연임과 관련된 지배구조 문제와 채용비리가 금융당국과 은행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처럼 금융감독원 최 원장이 물러났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금융회사를 압박하는 것은 단순 힘겨루기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된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의 일환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금융회사의 단기 성과 중심의 고액 성과급 지급을 문제 삼고 내부 지배구조 질 향상과 투명성 강화를 요청했고 이에 금융그룹을 통합 감독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1일 금융그룹 감독 혁신단을 설치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내부 관계자는 "피감기관 전직 임원이 원장으로 올 때부터 예견된  참사"다. 우리은행 현직자는 "금감원에 대한 특별 검사도 필요하다. 솔직히 금융사 입장에서 금감원 청탁이 제일 거절하기 어렵다", "다녀보면 정부가 탈탈 터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하는 등 금융 종사자들은 힘 싸움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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