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리(KOSRI) 최지형 연구원] 두 번째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은 mysc. 자기 자리에 앉아 조용히 일하는 여느 사무실과는 달리, 직원들은 시끌시끌 자유로웠다. 투자은행가,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시작했고 사회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지속가능하도록 돕기 위해 설립된 ‘mysc‘의 첫 인상이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생각보다 제 책상이 많이 지저분하죠.”라며 “상관없는 주제들이 섞여 융합되면 ’사회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에 일부러 책상을 어지럽힌다.”는 다소 유머러스한 말부터 꺼낸 김정태 이사.

Q. 유엔에서 일 하다 ‘사회적 기업가정신’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유엔에서 5년간 일을 하다 보니 개발협력에서 무엇이 잘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개인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지속가능하지 못한 부분은 의존성이 심화되고 자립기반의 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그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첫 번째, ‘협력적 기업가 정신(Collaborative Entrepreneurship)’이다. 협력적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은 개발협력기구, 정부 등 구체적인 주체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그래서 만들어지는 ‘혼합가치(Blended Value)’다. 영리 쪽에선 영리, 비영리 쪽에서는 비영리, 원조는 원조가 아니라 이게 서로 필요한 만큼 포트폴리오(portfolio)를 구성해서 혼합가치를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세 번째는 결국 ‘임팩트(Impact)’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아웃풋(Output)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긍정적인 변화’인 임팩트(Impact)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예를 들어, 기존의 원조는 아웃풋(output)중심의 원조였고 내가 빵 100개를 전달했다면 목표를 달성한 것이었다. 아웃풋 다음 단계인 아웃컴(outcome)은 그 빵을 먹고 사람들의 건강이 얼마나 증진됐는지 여부까지 보는 것이다. 제가 말하는 임팩트라는 것은 아웃풋(output), 아웃컴(outcome)을 넘어 결국 그렇게 빵을 먹은 사람의 삶이 어떻게 변했고 그 사람을 통해서 커뮤니티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점을 뜻한다.

임팩트 달성을 위해서는 협력적 기업가와 커뮤니티가 함께 해야 한다. 다시 말해 현지 커뮤니티라든지, 현지기업이라든지, 그곳에 있는 시장과 함께 가야 한다. 시장의 다양한 주체를 무시하고 그냥 원조를 주게 되면 시장이라는 생태계를 망가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시장이라는 생태계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냥 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빵을 전달하면 거기에 있는 구멍가게가 망할지 여부의 임팩트까지 봐야한다. 임팩트를 무시한 아웃풋 중심의 원조가 아니라 우리가 하는 원조가 현재 시장에서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한 변화, 임팩트에 대해서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고민해야 하는데 기존의 일반적인 비영리나 원조기관, UN기관은 생리상 임팩트까지 얻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이런 것은 오히려 시장을 느끼는 영리기업이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협력적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을 깨닫게 되면서 유엔에서 계속 일을 해야 하나? 아니면 생각한 부분에 대해서 뛰어들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시작됐다.

Q. 그렇다면, 아웃풋, 아웃컴을 넘어 임팩트를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사회혁신기업이고, 사회적 혁신기업가를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공부한 건지?
사회적 기업가정신은 개별적인 여러 플레이어들(일반기업, NGO,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등)과 상관없이 혁신적인 변화를 어떻게 장기적이고 지속적이게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그것의 포맷(format)중 하나가 영리적 기업일수도 있고, 비영리단체, 사회적 기업일수도 있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은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어떻게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사회혁신’이라고 보면 된다. 왜냐하면 없던 가치(value)를 만들든지, 기존의 가치에 추가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든지 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가정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Q. 임팩트가 나오려면 아웃풋과 아웃컴이 없을 수 없다. 그러면 이미 아웃풋과 아웃컴을 내고 있는 유엔과 기업등 여러 플레이어들을 활용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기존의 플레이어는 아웃풋과 아웃컴을 내는 것에는 탁월하겠지만 임팩트까지 가려면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필요하다. 콜라보레이션을 안 하면 아웃풋만 열심히 내게 된다. 어떤 부분에서는 잘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목적 없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Q. 이사님의 고민이 mysc가 하려는 일과 연결되는 거 같다. mysc를 출범하기까지 어떻게 구성원들이 어떻게 만났고 mysc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듣고 싶다.
저희 형제기관인 열매나눔재단(Merry Year Foundation)에서 시작됐다. 열매나눔재단에 계신 분들이 ‘사회적 경제’나 ‘사회혁신’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사회혁신에서 비영리가 할 수 있는 부분과 영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영리라는 관점에서 사회혁신을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런 공감대에서 Merry Year Social Company라는 영리기업, mysc가 만들어졌다.

Q. mysc의 구성원들이 궁금하다. 함께 일하는 mysc의 상근직 구성원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우선, 두 분의 사장이 있다. 투자 담당으로 일하는 1대 대표이사 정진호 사장과 2대 대표이사로 KDI에서 오신 심상달 사장이 1월 취임했다. 심 사장은 사회혁신 담당으로 일하신다. 이외에 투자를 담당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이사 한 분과 상근직인 제가 있다. 컨설턴트도 3명 있다. 수석컨설턴트인 안은정씨는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이고, 책임컨설턴트인 최진희씨는 디자이너 출신으로 산업디자인 전공후 카이스트에서 문화경영 석사를 하고 SK건설에서 기업문화혁신쪽을 담당하다 합류했다. 권형진 컨설턴트는 국제학 전공했고 기자로 일하다 나중에 합류했다. mysc의 에디터의 역할도 하고 있다. 또 수석변호사와 행정과장 및 여러 명의 연구원들이 있다. 그리고 ‘mysc associate’이라고 컨설팅 회사나 대기업에서 일하는 분 가운데 직장에 다니지만 mysc 일하는 것에 관심이 있고 재능기부를 원하는 분들이 특정한 프로젝트에 투입돼 함께 일한다.

Q. mysc는 사회성을 중시하면서 경제적 성과를 내는 기업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과 사회혁신 기업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한국에서 사회적 기업은 규정된 게 있다. 인증 받지 않은 기업이 ‘사회적 기업’이라고 하면 사칭한다고 벌금내야 한다. 이런 한국적 범위에서 ‘사회적 기업’이라고 규정한다면 사회적 기업과 사회혁신기업의 차이점은 당연히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에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 의미뿐 아니라 그냥 일반기업인데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한다고 해서 사회적 기업이라고도 부른다. 특정한 수익을 배분하고, 어떤 계층을 고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그리고 사회혁신기업은 더 포괄적인 범위이고 기업의 비즈니스 원리를 통해 사회 특정한 문제를 지속 가능하게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을 말한다. 조금 더 크게 말하면 사회혁신기업은 임팩트 비즈니스(impact business)라고 많이 부른다. 결과물이나 수익을 내는 것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회변화(Impact)를 추구하는 목표를 지닌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회적 기업보다 사회 혁신 기업이 더 큰 범위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사회적 기업’의 렌즈로 보면 사회적 기업이라고 부를만한 해외기업들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벤앤제리(Ben and Jerry’s) 아이스크림은 일반기업인데 사회혁신형 기업이다. 혹은 임팩트 비즈니스로 불린다. 기업미션 자체가 ‘왜 비즈니스를 하고, 그것을 통해서 어떻게 고용을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처방이 있다. 이런 기업들은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처럼 인증을 받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기업미션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사회적 기업이라고 부를만하다.

(3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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