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습니다. 기업활동을 억압하거나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재벌 대기업의 세계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다. 문 대통령이 도입을 약속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개인 또는 법인의 자금을 대규모로 유치해 고객을 대신해 운용하면서 고객의 이익에 반하지 않도록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지침이다.

2월 기준 24개 자산운용사, 자문사 등 금융기관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3월 쏟아지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도입기관들은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가장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취지를 살리는 금융사는 KB자산운용이다. 골프존의 2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지난 23일 골프존에 `골프존 숨겨진 가치에 대한 생각`이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골프존뉴딘에 지급하는 브랜드로열티, 경영자문수수료 등이 과도해 소액주주와 이해상충해 주주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명목이다. 그리고 이를 22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약속한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를 통해 의결권 행사 내역에 대해서만 제한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19일 넥센타이어 정기주주총회에서 전태준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한 반대표를 행사하고 그 이유를 장기 연임에 따른 독립성 취약 우려라고 간략히 기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내용의 경우 분기별로 공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공시보고서는 분기별로 내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보고서는 하반기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 실시간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기관마다 도입에 따른 대응 현황이 다른 것은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도입을 선언하는 것으로도 도입으로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 코드 센터 김선민 선임연구원은 "현재 참여 계획서를 제출하면 (도입기관으로) 인정하고 있다. 별도 행사내역 공개에 대한 권한은 없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전략 부분이라 공개 안할 수 있다. 해외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인게이지먼트) 시도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의결권에 초점을 맞춰 이행을 다하지 않았다고 보는 데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주주총회 전에 서한을 보내는 것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를 살리는 것 둘 다 자산운용사의 전략 영역이다"며 "기관의 인력이나 예산에 따라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KB자산운용의 방식이 도입 초기에 많은 다른 기관들에 좋은 전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