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방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쇼핑 커뮤니티 뽐뿌 게시판. 캡쳐

이통 3사가 인터넷과 모바일 등 결합 통신 상품을 해지하려는 소비자에게 일명 해지방어라는 명목으로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해 다수 소비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해지방어는 통신 이용자의 약정이 만료되기 전 다른 사업자로 이동하는 것을 할인 혜택이나 상품권 제공으로 막는 행위를 말한다. 약정 이용기간 동안 문의를 한 고객에게는 사은품과 혜택을 제공하고 따로 문의하지 않은 고객은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약정 만료 후 서비스 계약 연장 시 주어지는 혜택도 마찬가지이다. 계약 기간이 끝난 장기 가입자가 문의 없이 계속 사용하면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지만 다른 통신사로 옮기기 위해 해지하겠다고 전화를 걸면 상담사는 사은품이나 요금 할인 혜택을 주겠다고 안내한다.

실제로 고객센터를 통해 해지신청을 접수하면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사은품을 주겠으니 해지 말고 계속 사용하시면 어떠냐'는 전화가 걸려온다.

더욱이 국내 통신업체들이 해지방어 명목으로 제공하는 사은품과 혜택 수준도 가입자의 문의 여부에 따라 고무줄처럼 바뀌고 있다.

또, 해지를 요청하여 혜택을 받은 사람과 적극적으로 사은품을 요구하는 사람의 사은품 금액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고객센터에 해지신청을 문의해 본 결과 통신사는 3년차 재계약을 명목으로 약 15만원의 상품을 제시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3년차 재계약에 최대 20만원 이상의 상품을 받은 사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또, 쇼핑 정보 공유 커뮤니티 뽐뿌에는 계약기간 내에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해지해야 하는 경우 항의해 내야 하는 위약금의 상당 부분을 할인 받는 특별한 혜택을 봤다는 사람도 일부 있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의 차별적 서비스에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각종 대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어느 지역, 어느 통신사로부터 몇년 후 해지방어로 몇만원을 받았다'라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이러한 관행이 오래전부터 있었던 이유는 통신사가 점유율을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라며 "기존의 고객들은 계약을 통해 이미 약정이 맺어져 있어서 다른 통신사로 이탈할 확률이 적다. 대부분의 마케팅 비용이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쪽에 사용되다보니 기존 고객을 위한 혜택은 적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가입자의 문의 여부에 따라 서비스 혜택이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고객 관리와 민원 대응비용 절감 차원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라고 말하며 "이용자 차별로 비쳐질 수 있다"라고 인정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