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Nurse Gail

간호업계의 악습인 태움이 조직문화보다는 병원의 인력난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이다.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은어로 직급과 서열에 따라 필요한 엄격한 규율 이상의 질책, 인격 모욕 행위 등 정신적 육체적 괴롭힘을 말한다. 

설 연휴 기간 서울A병원 근무하던 간호사가 자택에서 목숨을 끊으면서 태움 문화의 폐습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랐다.

동시에 태움 문화의 근본적 원인이 살인적인 근무량으로 상급자가 조금이라도 편안한 근무를 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으로 의료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없이는 근절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간호사연대는 지난 1월 `2013년 기준 한국 간호사 배치 수준은 인구 1천 명 당 2.7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며 "5명이 할 일을 2명이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미국 4~5명, 일본 7명, 영구 8.6명, 한국 15명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간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1인당 환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현 정부도 문제를 인지하고 100대 국정운영 과제로 간호서비스 확대(간호인력 확충 병행)를 발표했음에도 간호 인력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학병원들은 병원 전체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과도하다고 곡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 전문지 데일리메디가 지난해 4월 전국 상급종합병원 각각 인건비 비율을 조사해본 결과 34개 상급종합병원의 인건비 비중 평균은 40.97%였다. 

병원 관계자들은 병원은 고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력이 필수적인데 (정부에서) 진료 수가를 물가와 임금상승률에 미치지 못하게 올리고 있어 추가로 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2016년 35개 주요 대학병원 매출은 11%가량 늘었으나 13곳(37%)이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수가 협상과 이에 따른 병원의 추가 고용 없이 태움 문화의 근본적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병원과 의료계의 자구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미국간호사협회(ANA)는 병원이 간호사와 협력해 존중하는 직장 문화를 만들고 왕따, 직장 폭력을 방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미국질병관리센터(CDC)도 간호사를 위한 직장 폭력 예방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 폭력의 유형을 분류하고 조직과 개인의 대응법을 가르친다.

조직의 사회적 책임 가이드라인(ISO 26000)의 7대 핵심 주제인 인권 경영과 노동관행 개선 항목을 참조해 병원 스스로 간호사를 위한 규정을 마련하는 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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