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너] 황지영의 ‘사회 속의 기업 이야기’ – 열한번째 이야기

약 8천만명에 달하는 밀레니얼 (17-37세)은 여러모로 미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과 기대를 받는다. 소비자로서, 사회의 주역으로서도 중요하다. 다른 세대와는 다른 사고와 행동을 취하는 밀레니얼, 이들에게 CSR은 어떤 의미이며, 사회와 기업들이 취할 수 있는 효과적인 CSR 소통에 대해서 살펴본다.

디지털 네이티브, 밀레니얼 세대

밀레니얼은 광고와 매스미디어을 포함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세대다. 그래서 밀레니얼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 라고도 한다. 이들이 자란 환경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각 개인의 개성(Persona: 퍼소나)을 담은 컨텐츠 생성과 공유가 가능한 환경이다. 매일 매일의 생활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거나, 실시간 라이브로 트윗하거나, 리뷰 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등의 행위를 말이다. 이렇게 매일 매일의 생각과 의견을 타인에게 전달하기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 이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남들에게 들려주는 것, 그리고 커뮤니티에도 그들의 의견을 개진하여, 보다 더 큰 사회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원한다.

한편 밀레니얼은 매일 접하는 방대한 양의 정보에 대한 호기심뿐 아니라 의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광고를 통해 접하는 기업들의 메시지에 대한 진정성과 실제 동기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레니얼에게 CSR이 갖는 의미, 기업의 CSR에 대한 요구

사회적으로도, 기업의 자의로도 CSR이 중요해진 현대 사회. 밀레니얼은 기업의 CSR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여러 가지 조사들을 종합해보면 의외로 밀레니얼의 CSR에 대한 관심과 관여는 다른 세대들보다도 높은 편이다. 한 예로 2017년 밀레니얼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그 어느 해보다도 2017년 조사 당시 밀레니얼 기업의 나눔과 자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밀레니얼 세대의 CSR의 관심은 다른 세대들보다 높은 편이지만,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제공 : crenshawcomm.com

밀레니얼은 CSR에 대해 불투명하고 불분명한 행동을 취하는 기업들을 확실하게 걸러내고 투명하게 CSR을 실천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이러한 선호는 직장 선택에도 반영된다. 2016년 콘 커뮤니케이션스(Cone Communications)에서 실시한 밀레니얼 고용 조사에서, 약 64%의 참가자가 직장을 선택할 때 그 기업이 얼마큼 사회적, 환경적인 책임을 다하는지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또한 64%가 뚜렷한 CSR입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회사에선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88%의 참가자가 CSR이 뚜렷한 기업에 더 충성도를 가질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한 미국 평균 충성도는 약 70%로, 밀레니얼의 충성도는 평균을 훨씬 웃돈다.

2015년 콘 커뮤니케이션스(Cone Communications)는 밀레니얼CSR 조사도 시행했었다. 이 조사에선 참가자의 90%가 브랜드를 선택함에 있어서 코즈(대의 명분)를 실천하는 브랜드로 바꿀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물론 실제의 행동은 다를 수 있지만 이런 조사결과들은 기업의 CSR이 밀레니얼의 소비 선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약 8천만명, 소비 규모는 무려 1조 달러(한화 약 1,080조원)에 이르는 밀레니얼 세대, 기업 입장에선 이들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CSR에 대한 관심은 몇몇 브랜드의 성공에도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2000년대 후반 밀레니얼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브랜드로 ‘탐스(TOMS)’가 대표적이다. 2006년 시작한 탐스는 “One for One”(한 켤레의 신발을 사면 한 켤레를 아프리카 등의 개발 지역에 기부하는 비즈니스 모델) 모델을 기반으로 신발 뿐 아니라 가방, 선글라스, 옷 등으로 확장했다. 탐스는 이후 기업들의 기부 모델에 큰 영향을 끼친 사례로 유명하다. 와비파커(Warby Parker: 안경, 선글라스)를 포함, 빅스비(Bixbee: 백팩), 로마(Roma: 여성, 아동용 부츠), 스마일 스퀘어드(Smile Squared: 치솔, 여행 저널, 지퍼 달린 파우치), 솝박스(SoapBox: 비누, 헤어 케어 제품 등을 기부, 2010년에 창업된 이후 약 1백만 기부 시행), 베터월드북스(BetterWorldBooks: 새책, 중고책을 기부함으로서 문맹률 낮추는데 기여), 위우드(WeWood: 안경, 시계) 등의 브랜드가 탐스를 모델로 삼아 기부 기반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기부 기반 사업 모델에 대해 기부가 오히려 기부를 받는 지역의 사회적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도 한다. 그리고 탐스의 인기도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소비를 통한 좋은 행동의 확산에 탐스가 있었고, 그 인기의 뒤에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CSR을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

그렇다면 밀레니얼과의 효과적인 CSR 소통 방법은 무엇일가? 우선, 디지털 세대인 밀레니얼에겐 소셜 미디어가 중요하므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밀레니얼과의 CSR소통 방법을 살펴보자.

첫째,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CSR 포스팅에 대한 팔로워, 소비자들의 반응에 ‘최대한 빠른 대응’을 해서 그 소통이 쌍방향 소통(two-way communication)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다시 말해 밀레니얼이 표현하는 것이 불평, 불만이라도 절대 무대응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밀레니얼이 CSR을 중요시 하는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그들의 목소리와 의견이 기업에게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지의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사실 많은 기업들이 많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밀레니얼 세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CSR 소통이 필요하다. 제공 : www.nets.eu

둘째, 소셜 미디어에 CSR 관련 포스팅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포스팅하는 것이 좋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들이 노출된 정보를 좋아하고, 태그하고, 언급하고 공유하는데 그 누구보다도 익숙하고 빠르다. 한번 오류가 있는 포스팅이 소통되는 경우, 그 오류를 수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노력이 수반 되야 할 수도 있다. 이미 퍼져나간 뉴스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사람들의 심리적인 특성상 부정적인 뉴스는 더 빨리, 더 멀리 퍼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셋째, 일시적인 소통이 아니라 “꾸준한” 소통이 되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CSR 이미지는 한두 번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에 프로모션 정보를 소통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한 두번 사회적 이슈나 기업의 활동들을 포스팅 한다고 좋은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또한 실천이 따르지 않는 허울만 좋은 CSR관련 커뮤니케이션은 굉장히 부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것이 CSR 소통이 ‘양날의 검(Double-edged sword)’라고 불리는 이유다. 실천이 뒷받침 된 CSR을 꾸준히 포스팅을 할 때 진정성 있는 CSR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넷째, CSR활동을 기업 내부 이해관계자인 “직원(특히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 내에 CSR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직원들의 직업 만족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공식적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직원들에게 봉사 기회를 주는 것도 기업의 내부 이해관계자인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인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기업의 CSR은 여러모로 중요하지만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더 중요하다. 재능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기업의 일원으로 고용할 수 있는 기회도, 그리고 이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기회도 기업이 얼마나 CSR을 효과적으로 소통하느냐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기업들은 그들의 CSR을 효과적으로 밀레니얼에게 소통하는지에 대한 접근을 깊게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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