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선단체 유니세프가 최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이용한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다.

유니세프는 지난 2일 ‘게임체인저’(Game Chaingers)라는 시리아 난민 아동 지원을 위한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공개해 자금 모금을 시작했다. 게임체인저는 게임용 컴퓨터로 이더리움을 채굴해 기부하는 자선 캠페인이다.

이번 캠페인은 고성능 GPU를 갖춘 컴퓨터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다. 게이머들은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지 않을 때 유니세프의 이더리움 채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된다. 채굴된 이더리움은 직접 유니세프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기부된다. 유니세프의 이더리움 지갑 주소는 '0x29165d4a5eE555b3B47FA7d4772f35FE41dB2769'다.

‘채굴’이란 암호화폐가 거래될 때 거래내역에 오류가 없는지 연산을 풀어 확인하는 작업을 뜻한다. 연산을 푼 참여자에게는 보상으로 일정량의 암호화폐가 지급된다.

13일 2시 현재까지 786명의 게이머가 유니세프 게임체인저 프로그램을 통해 이더리움을 기부했다. 지금까지 모금된 기부금은 2723유로(362만 원)다. 유니세프는 다음 달 31일까지 게임체인저를 운영할 계획이다.

유니세프가 게이머를 타깃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는 게이머들이 보유한 컴퓨터들의 ‘그래픽 파워’ 때문이다. 암호화폐 채굴을 위해서는 그래픽카드(GPU)가 필요한데 게이머들은 보통 소프트웨어의 빠른 구동을 위해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보유한다. 게이머들의 GPU 성능으로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나 잘 때만 채굴해도 하루에 2~3달러가량을 기부할 수 있다.

유니세프는 기부된 이더리움으로 시리아 난민 아이들에게 물, 교육,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유니세프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캠페인은 평소 기부를 하지 못했거나 할 기회가 없던 사람들에게 채굴을 통한 새로운 자선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유니세프가 원조 활동에 암호화폐를 사용하고자 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니세프는 작년 1월 런던 블록체인위크(Blockchain Week) 행사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로 자선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도너코인(Donercoin)”을 발표했었다. 또한, 작년 8월에는 이더리움 스마트계약으로 자산 이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테스트한 바 있다.

유니세프 한국 관계자는 “본부에서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받은 것은 딱히 없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게임체인저 공식 웹사이트(https://www.chaingers.io)에서 실시간으로 기부 현황을 확인하고 기부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제공: 유니세프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