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규모 간 성과급 지급 차이가 원인

출처: 픽사베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불평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임금 격차가 개인의 능력 차가 아닌 사업체 규모에 따라 나타난다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성과공유 차이에서 발생한 성과급 차이가 상시 근로자 간 임금 불평등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상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7일 '사업체 규모가 임금 불평등에 미친 영향: 성과공유의 역할' 보고서에서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상시근로자 임금 불평등 확대는 학력, 경력 등 근로자의 특성(노동 공급) 요인보다 사업체 규모, 산업(노동 수요) 요인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20세 이상 60세 이하 상용근로자 약 660만 명(1994~2015), 기업 약 79만 개(2000~2015) 자료를 이용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 공급자 측 요인에 따른 임금 불평등은 2008년 이후에는 하락했다. 반면 사업체가 속한 산업 및 사업체의 규모와 같은 노동 수요자 측 요인에 의한 임금 불평등은 2008년 이후에도 지속해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 부연구위원은 “1994~2015년 우리나라 사용근로자 간 임금 불평등 확대는 동일 산업 내 사업체 규모 간 임금 격차 확대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밝혔다.

1994년부터 2015년까지 상시근로자 간의 임금 불평등 상승분을 100%로 보면, 산업 간 임금 격차의 기여도는 11.33%p(포인트)다. 그러나 동일한 산업에서 사업체 규모를 고려한 산업-규모 간 임금 격차의 기여도는 약 44.03%p까지 치솟는다.

즉 사업체의 산업보다 규모가 사용근로자 간 임금 격차에 더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규모가 큰 사업체가 성과급을 통한 성과공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사업체 규모 간 임금 격차 확대의 한 요인으로 작동한다”며 “성과공유 차이에서 비롯한 사업체 규모 간 성과급 차이가 상시 근로자 간 임금 불평등을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근로자 수 10~29명 사업체 대비 300명 이상 사업체의 월 평균 임금 격차는 1994년 1.12배에서 1.8배 수준으로 크게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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