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SR 교육지도사 문학배 박사, 최혜선 씨 / 사진 : 권민수 기자

지난 2017년 6월 1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인가 SR 교육지도사 1, 2급 민간 자격증이 나온 이후 SR 교육지도사 2급 자격증 시험 결과가 발표가 있는 날 자격시험 운영사인 코스리를 찾았다. 마침 축하 인사차 들린 1차 합격자와 이번 2차 합격자가 같이 있는 자리에 동석하면서 자연스럽게 SR(social responsibility_사회적 책임)에 관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1차 합격자 최혜선씨, 2차 합격자 문학배 박사와의 일문일답.

- SR교육 지도사 자격 취득을 축하합니다. 간단한 소회를 부탁합니다.

문학배(이하 문)
우연한 기회에 코스리 SR교육에 참여하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게 됐다. 교육을 받으면서 느꼈지만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무엇보다 교육받은 걸 아이들에 가르치는 것에 즐겁고 보람 있게 임하고 있다. 사실 얼마 전에 정년 퇴임을 했는데 소속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이 새삼 재미있다.

최혜선(이하 최)
숲 체험 활동을 하던 모임을 통해 입소문으로 SR 교육지도사에 대한 정보를 들었다. 시작하자마자 성향이 잘 맞아서 몰입하고 있다. 젊었을 적 강사 활동을 했던 경험과 무엇보다 활동가로서 사회적 문제에 의견을 피력하는 부분과 지금 SR 교육지도 활동이 서로 잘 맞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좋다.
 

- 자격증 취득의 동기는? 준비는 얼마나 어떻게 했나?

문 : 작년 6월부터 코스리에서 SR 교육지도사 교육을 6개월간 받았다. 관심을 가지고 교육을 열심히 받았는데 자격증이 있다는 건 후에 알았다. 교육도 마치고 자격증 취득을 했지만, 지금부터 제대로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올해 60이다. 작년 말 은퇴를 했고, 은퇴는 나이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했는데 인생 후반전에 대한 고민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설계는 없었다. 은퇴하고 호기심으로 처음 접한 것이 SR 교육이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덜컥 자격증을 따고 보니 내가 이 분야에서 뭔가를 해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까지는 학생 대상으로 찾아가는 SR 교육 지도활동이 개인적으로 잘 맞는 것 같아 무엇보다 흐뭇하다. 인생 후반전을 이번 자격증 취득과 SR 교육 지도 활동을 기반으로 잘 설계해 보겠다.

최 : 필름페스티벌을 우연히 갔었는데 거기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의미 있게 많이 한다는 걸 처음 알겠다.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많이 하더라. 영상을 꼼꼼하게 봤는데 좀 더 많이 알려져야겠더라. 기업들 스스로 공감할 만한 영상을 만들고, 기업이 홍보용이 아니라 자신들의 CSR 활동에 이렇게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찾아가는 CSR 교육을 통해 기업들의 CSR 활동을 체험하고 그들의 활동에 대해 교육을 받으면서 자격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재미있게 체험하고 교육받았는데 일상생활에서 알지 못하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이익 추구에만 열을 올린다고 생각했던 기업을 보는 관점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 우리 주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개선 속도는 어떻게 느끼나?

문 : 글쎄 회사 생활하면서 느껴지는 것들은 전혀 없었다. 회사의 정관 등에 보면 대국민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 등이 있지만 사실 그런 부분은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거지 체계적 교육이나 안내를 받아본 기억은 없다.

최근 공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해 평가를 하고, 기업 평가에 일정 수준 반영되면서 기업 안에서 공론화가 이뤄지고 뭘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 책임을 기업이나 단체에 요구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행은 잘 안 되고 있다가 제도적으로 기업에 대한 평가에 반영을 시작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 : 사회적 책임 또는 SR, CSR, CSV 등의 명칭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지금 이야기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속가능한 사회, 공동체 의식, 나눔, 소통, 배려 이런 이야기는 많이 있었고 지금 사회적 책임이라는 전체를 아우르는 용어로 통일되어가는 것 같다.

결국,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를 돌아보면 회사가 어떤 사회활동을 하는지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왜 공동체 의식이 중요한지, 왜 함께 살아가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지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생각해보면 대기업이 CSR활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 인식이 성숙해지면서 대기업들이 그 많은 이익을 남기는데 다 어디에 쓰는 거야? 라는 인식을 하게 되고 이익을 남기는 만큼 사회 환원을 어떻게 하는지 국민들이 관심을 두면서 대기업들의 CSR활동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선순환구조로 연결이 되는 느낌이다. 결국,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민이 중심이 되는 나라다운 나라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문학배님은 한직장에서 37년을 근무했다. 회사가 엄청 좋았던 모양이다.

문 : 어떤 기준으로는 엄청 좋았던 건 맞는 것 같다.(웃음)
되돌아보면 공기업이지만 중간에 한두 번 이직 기회가 있었는데 실행하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 질문의 연속성 차원에서 지금은 평생직장이라는 것이 무너진 것 같은 생각이다.

문 : 공기업, 안정된 직장인 것은 맞는데 나는 잘 안 맞았다.
 

- 평생(37년) 계셨는데 안 맞았다니(일동웃음)

문 : 그냥 재미가 없었다. 요즘 공기업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공기업, 안정된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반대로 잃는 것도 많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안정성의 반대 측면 즉, 진취성, 창의성, 역동성에 대한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한다.
 

- 청년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이 남다른 시기다. 또 많은 면접 경험도 있을 터 사회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적절한 조언이 있다면

문 : 여러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경우 안정적인 사람과 개성이 강한 사람을 비율로 나눠서 실험(?)해볼 수 있겠고 그 소수의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나중에 큰일을 해내는 핵심 인재로 성장해서 내 생각이 맞았다는 걸 증명해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다. 소수 인원을 채용해야 하는 경우는 안정적인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을 한다.

최 : 아직 젊고 늦게 아이를 봐서 아직 멀었지만, 직업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확실히 과거와 다르더라. 요즘 청년들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갖는 책임감은 과거 자기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던 시절에 비교해 확실히 달라 보인다.

급여, 소득의 문제와 별개인 것 같다. 신세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다른 것은 분명 해 보인다.

젊으니까 용서되는 것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이해가 어려운 것이 많다. 기업들의 채용 면접에서 스펙과 능력만 볼 게 아니라 열정과 직업의식에 대해서도 짚어 봐줘야 하는 것 같다.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두 가지가 부딪힌다. 채용에 합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와 잘 안 맞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퇴사하는 친구들도 많다. 취업 전에는 취업이 어려워서 정말 뭐라도 할 것처럼 의욕적이었는데, 채용 이후에는 나인투식스(9시 출근 6시 퇴근)는 기본이고, 일 중심이 아니라 본인의 삶에 더 집중하는 그런 면이 있다. 과거에는 성공 = 하드웍이 대표적인 키워드였다면 지금은 성공하고 싶은데 남과 차별되게 많은 일을 하기는 싫은 그런 면들이 있다.

문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라는 말이 있는데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평가하는 방식은 신세대 관점에서 항상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 만화책 보다가 걸리면 호되게 혼났다. 지금은 만화책 보는 것이 혼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기성세대의 셈법으로 자꾸만 재단하려고 하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나쁘게 보는 것보다. 다르다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인정할 것은 앞으로의 사회는 우리가 경험한 사회와 또 다른 형태의 사회다.

최 : 집에 아이한테서 거꾸로 동영상 편집을 배우고 있다. 예전에 어른이 아이에게 뭔가를 배운다는 것이 특별한 경우였지만 지금은 일상이다. 확실히 세상이 바뀐 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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