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팬서', 마블의 혁신적 히어로
'블랙 팬서', 마블의 혁신적 히어로
  • 정시우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2.0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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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드윅 보스만 /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가 속한 문화를 그려내면서 제가 좋아했던 슈퍼히어로를 한 편의 영화에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프로젝트였죠.”

<블랙 팬서>를 통해 마블에 합류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목소리에서 자부심이 새어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블랙 팬서>는 백인 주인공 일색이던 마블 유니버스에 타나난 첫 흑인 히어로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물론 주연부터 조연까지 출연 배우의 95% 가량이 흑인. 마블의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블랙 팬서> 감독과 출연진이 한국을 찾았다. 5일 오전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쿠글러 감독과 함께, ‘블랙 팬서’ 역의 채드윅 보즈먼, 그와 대립하는 ‘에릭 킬몽거’를 연기한 마이클 B 조던, 블랙 팬서의 연인이자 와칸다의 스파이 ‘나키아’ 역의 루피타 뇽이 자리했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 프리미어로 해외 주요 매체들도 대거 참여해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은 <블랙 팬서>의 아시아 프리미어 개최지. 마블의 남다른 한국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 <크리드>로 주목받은 할리우드 신성. 이날 쿠글러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게 된 건 영광이었다. 특히 내가 속해있는 문화를 그려낼 수 있어서 좋았다. 어려서부터 슈퍼 히어로 코믹스를 좋아했다. 내가 속한 곳의 문화와 히어로를 함께 그려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블랙 팬서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을 뛰어넘는 재력가이자,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필적하는 신체 능력을 지닌 히어로다. 지난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처음 등장해 눈도장을 찍은 히어로로 채드윅 보스만이 블랙 팬서 역을 맡아 강인한 카리스마와 매력을 뽐냈다.

채드윅 보스만은 <블랙 팬서> 합류 과정에 대해 “레드카펫 행사를 위해 스위스에 있었을 때 마블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사실 그 당시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다가 급하게 했는데, 에이전트를 통해 마블로부터 전화가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한 뒤 “마블이 비밀을 중요시해서 어떤 역할인지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나에게 참여를 요청했다고 들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블랙팬서=혁명적인 히어로’라는 평에 대해 “단지 영화의 기술적인 면 혹은 액션 장면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통 문화와 가장 최근의 흑인 문화가 혼합된 각종 설정, 아프리카와 세계 최첨단 기술력의 결합이라는 부분, 또 세계 지도자로서 블랙 팬서가 취하는 태도들, 모든 부분에서 혁신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 팬서>는 <노예 12년>으로 2014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루피타 뇽이 합류해 보다 충만해진 영화이기도 하다. 루피타 뇽이 맡은 나키아는 블랙 팬서인 타찰라의 옛 연인이자 왕국의 여성 호위대 도라 밀라제의 일원이다. 뇽은 이날 “나키아는 영화에서 워독이라고 불린다. 비밀요원으로 해석하시면 된다. 역할은 와칸다 밖으로 나가서 정보를 다시 와칸다에 보낸다”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이어 “나키아는 독창적인 캐릭터다. 조용하지만 파워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스파이로 조용하게 행동하지만 임팩트 있다. 그녀가 행동할 때 주위의 관심을 불러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B. 조던은 티찰라의 숙적 에릭 킬몽거로 분해 ‘섹시한 빌런’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섹시한 빌런랑 칭찬 감사드린다”며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캐릭터란 생각이 든다. 에릭은 힘든 성장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 소중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을 빼앗겼다. 에릭을 인간적 수준에서 이해하길 바라는 것 같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을 개시해 나간다. 이런 행동 과정에서 섹시한 빌런이란 캐릭터가 생겨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 말콤 엑스 vs 마틴 루터 킹

오락 블록버스터이지만, 영화에는 미국사회의 인종 혐오주의가 담겨 제법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실제로 영화 제목인 ‘블랙 팬서’는 실제 존재했던 당 이름이다. ‘블랙 팬서’는 흑인 민권 운동의 흐름에서도 매우 급진적인 단체로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말콤 엑스가 살해된 이듬해인 1966년 창립된바 있다. 당시 ‘블랙 팬서’ 당은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온건 노선에서 벗어난 말콤 엑스의 강경 투쟁 노선을 더욱 밀고 나갔다.

흥미롭게도 영화 속 블랙 팬서와 에릭 킬몽거의 관계는 흑인 인권운동의 다른 노선을 걸었던 마틴 루터킹과 말콤 엑스를 연상시키기도.

그러나 채드윅 보스만은 이러한 비유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블랙 팬서 속 인물 구도를 미국의 상황과 비교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일단 말콤 엑스는 급진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극 중 킬몽거처럼 군사적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한 후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와칸다는 미국과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와칸다는 노예 문제를 다루는 국가가 아니다. 하지만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는 미국의 식민지라거나 노예제에 대해 이야기 많이 했었다. 와칸다는 자체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존재하는 국가이기에 미국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영화가 민주주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 질문에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메인으로 다루고 싶었던 것은 티찰라의 시대로 넘어오는 과정이었다”며 “왕이 바뀌고 나서 와칸다는 어떤 방향으로 운영될 것인가, 전처럼 고립할 것인지 오픈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을 다뤘다”고 알렸다.

이어 “민주주의까지 다루면 좋았겠지만 주제가 워낙 커 그것까지 다룰 수 없었다. 하지만 저희 영화에서도 여전히 민주적인 요소가 반영이 되어 분명 나타난다. 티찰라가 분명 왕이기는 하지만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와칸다의 여러 부족이 있는데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티찰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비록 티찰라가 왕일지라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함께 결정을 하는 것이다. 후에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다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부산 팬서’를 기대해?

왼쪽부터 라이언 쿠글러, 채드윅 보스만, 루피타 뇽, 마이클 B. 조던 / 사진 : 정시우 기자
왼쪽부터 라이언 쿠글러, 채드윅 보스만, 루피타 뇽, 마이클 B. 조던 /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블랙팬서>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이어 한국에서 촬영이 이루어진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지난해 3월 17일부터 4월 초까지 약 15일간 부산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에는 광안리 해변, 광안대교, 마린시티, 자갈치시장 일대, 사직동 일대 등 부산의 주요 랜드마크가 빼곡하게 담겼다.

부산에서의 촬영으로 ‘부산 팬서’라는 별명을 얻은 채드윅 보스만은 “굉장히 재미있는 수식어 같다”며 “공항에서부터 뜨거운 환대를 해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마블 스튜디오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블랙 팬서>는 (가상의 왕국) 와칸다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채드윅 보스먼)가 와칸다의 희귀 금속 비브라늄을 노리는 음모에 맞서 진정한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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