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랑일 교수, "법 개정으로는 화재 줄이기 어려워"
김랑일 교수, "법 개정으로는 화재 줄이기 어려워"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8.01.3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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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랑일 한국재난안전교육원 교수

연이은 화재로 소방 관련법 입법발의가 쏟아지고 있다. 1월에만 7건의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30일에는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 다중 이용업소 주변 주차금지 구역 지정 등 내용이 담긴 3건의 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했다.

국회 임시국회 첫날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부랴부랴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법 개정으로 화재를 줄일 수 있을까? 김랑일 한국재난안전교육원 교수에게 직접 물었다.

- 미국 생활을 오래 하셨는데 한국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미국은 엄격하다. 소방용수시설 근처 5m에 주차해도 범칙금을 낸다. 한국의 경우 범칙금 스티커를 발행하는 일이 있는가? 미국은 30만 원이다. 또, 화재가 발생해서 소방용수를 쓸 때 방해되는 차량이 있으면 그 유리창을 깨고 사이드를 내려 차량을 이동한다.

한국의 경우 차주가 변제 요청을 하면 소방서가 재해대물보상처리위원회 의결을 통해 지방비로 차주에게 손실금을 주도록 규정이 되어 있다. 미국은 완전 다르다. 청구도 못 하고 연방법원으로부터 벌금을 부과받는다. 중징계를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정착되어 있다. 

- 불법 주정차 차량이 꽤 문제네요.

미국은 경찰과 소방 통신 체계가 일원화되어있다. 경찰관이 현장에 먼저 출동해 진입로를 확보한다. 한국은 소방하고 무전 통합이 안 되어 관내에 불이 난지 모를 때도 있다. 주민들도 119에는 신고하더라도 112에는 신고를 안 한다. 문 대통령이 공약사항으로 통신 체제를 일원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제천 경우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의정부 화재 이후 스프링쿨러, 비상구의 일제 점검을 했는데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이 있는 민관 기관에서 한다. 꼼꼼하게 하지 않고 보고해도 소방 행정력이 못 미치기 때문에 그대로 믿어야 한다. 

- 관련법 개정으로 화재 줄일 수 있나요?

어렵다. 새로운 소방법이 나와도 과거 건물은 현재 소방법에 맞게 바꿔야 하는 강제 조항이 없다. 대부분 구식 건물은 여전히 화재에 취약하다. 전남 나주 요양병원에서도 세종병원과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스프링쿨러가 달려 있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의정부 화재 이후 개정된 소방법에도 불구하고 화재 원인이 된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을 뜯어고칠 수는 없었다.


- 그렇다면 방법은 없을까요?

자신이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에 취약계층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병원주가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자했더라면 인재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사업을 하는 경영자가 안전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불이 났을 때 대피와 초기진화 관련 교육을 법적으로 받게 되어 있는데 강의를 가보면 경영진은 바쁘다는 이유로 교육을 전혀 듣지 않고 사인만 하고 가버린다. 이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데 교육을 받지 않으니 불가능하다. 

5천 평 이상의 다중이용 시설은 위기관리대응 메뉴얼을 만들어 화재나 지진 홍수 등 자해에 대비해야 한다. 건물 소유주나 관리자가 해야 할 일이다.

- 그밖에 문제는 없나요?

화재 취약지역이 늘고 있다. 화재 신고 시 골든타임인 5분 내 도착이 중요하다. 대도시는 골든타임 안에 화재 현장 도착률이 50%가 넘는다. 강원도, 경상북도 등 읍면 단위는 소방지구대, 119안전센터가 부족해 골든타임 안에 도착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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