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너] 황지영의 ‘사회 속의 기업 이야기’ – 아홉번째 이야기

통신업체가 스마트 시티 (Smart City) 형성에 기여하고,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원거리 수술을 가능케 해 국민의 헬스케어를 도와주고, 식품 위생 향상에 기여를 한다? 언뜻 보면 통신업체가 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있어보이는 일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미국 통신 업계 1위 기업인 버라이즌(Verizon)이 하는 CSR활동들이다.

미국 통신 1위 업체 버라이즌

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버라이즌은 당연히 무선 통신, 전화 회사다. 버라이즌이 스마트 시티 형성에 기여를 한다거나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등의 생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사실 버라이즌은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여들을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소비자들이 알아주는 것과는 별개로, 최근에는 기업 철학적 관점에서 “인간다움 (Humanability)”라는, 통신업체에게는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구호 아래 전략적인 접근을 실천해 왔다.

버라이즌 웹사이트를 보면 “인간다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Giving humans the ability to do more in this world. We call it humanability.” 우리말로 해석하면 “인간에게 이 세상을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버라이즌의 “Humanability”에 대한 소개 / 출처

버라이즌이 추구하는 '인간다움'

버라이즌이 추구하는 인간다움은 크게 “연결된 미래 (Connected future)”이라는 기치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결된 미래라는 개념은 집 안팎 상관 없이 모든 기기들이 서로 소통함으로서 자유롭게 데이터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집되는 환경을 일컫는다. 사실 이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버라이즌이 추구하는 것은 이 개념을 기반으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혁신가들과 함께 버라이즌이 가진 기술을 결합해 보다 더 큰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버라이즌은 크게 세가지 영역에서 CSR활동을 벌이고 있다.

첫째, 스마트 시티를 조성함으로서 환경 오염을 줄인다. 통계 결과에 따르면 교통 체증으로 인한 비용만 해도 연간 1천 6백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교통 체증은 체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연소된 가스로 인한 환경 오염도 엄청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버라이즌의 IoT지능 센서와 카메라로 하여금 교통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그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교통 체증을 줄이고, 결과적으론 이산화탄소를 줄여 환경 오염을 줄이고 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버라이즌은 그들의 IoT지능 센서 등의 기술로 도시의 스마트화, 친환경 조성을 실천하고 있다. / 출처 

둘째 영역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격 수술을 통해 생명을 구하는 것이다. 워낙 땅이 넓은 미국에서 수술을 받거나 하려면 공간과 시간, 비용의 제약이 엄청나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특히 전문 수술 인력과 내과 의사가 부족한데, 이런 공급 부족은 특히 응급상황에서는 더욱 더 문제가 된다. 버라이즌은 첨단 5G기술을 이용해 원격 조종 수술방법을 혁신하는 데 기여했다. 데이터 송신에 1ms (1000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는 초고속 데이터 망을 통해 응급 환자를 원거리에서 신속히 진단하고 적절한 조치를 신속히 받을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버라이즌의 첨단 기술을 통해 공간에 상관없이 전문 의술의 혜택을 더 많은 사람들이 손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헬스케어에서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첨단 5G 기술을 이용해 원격 조종 수술 방법을 혁신, 공간에 상관없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의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다. / 출처 

마지막으로 버라이즌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식품 안전과 식품 위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오염된 식품 섭취로 인해3천 여명이 사망하고, 12만 8천 여명이 병원에 입원하며, 약 4천 7백만 명이 식품으로 인한 발병으로 고생을 한다. 특히 해산물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는 종류에 따라서 열을 가해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버라이즌은 최첨단, 최소형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로 해산물 식재료의 온도, 습도의 변화,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추적함으로서 식품 오염 가능성을 줄인다. 이렇게 매년 무려 몇 조 번의 데이터 송신이 일어난다고 한다.

첨단 센서를 이용해 식재료의 온도,습도의 변화 감지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추적, 식품 안전 향상을 꾀한다. / 출처 

 이처럼 한 기업이 그 기업의 고유한 기술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는 생각보다 많다. 버라이즌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창의적인 CSR 접근으로 더 큰 사회의 이득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 시대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CSR을 생각한다면 조금이나마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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