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열린 ‘2017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회장과 CEO들이 관계사에서 추진해 온 변화와 혁신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 사진 : SK그룹 제공

"기존의 껍질을 깨는 파격적 수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딥 체인지` 핵심이다"

지난 1월 2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그가 말하는 딥 체인지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균형 잡힌 창출과 SK그룹의 인프라 공유를 통한 성장이다. 그의 발언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최 회장은 2008년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회 문제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해결 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끝에 사회적기업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후 2010년 사회적기업사업단을 구성, 5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사회적기업 다수를 지원해왔다.  이 시기 SK그룹의 3천여 개 협력사로부터 사무용품, 공구 등 소모성 자재를 구입, 계열사를 비롯해 일반 기업에 공급하던 MRO코리아를 사회적기업 `행복나래`로 전환했다. 행복나래는 현재 국내 가장 큰 규모의 사회적기업이다.

2013년에는 카이스트와 협력해 사회적기업 MBA 과정을 개설했다.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사회적기업가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을 때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사회적기업 분야의 질적 성장을 꽤했다.

2014년에는 옥중에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란 책을 써 출간한다. 그는 책을 통해 `딥 체인지`의 핵심이 되는 기업이 결산을 통해 낼 세금을 정하듯이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그 사회적 가치의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로 제공해 이타적인 사람들이 사회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을 배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5년부터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93곳의 사회적기업에 48억 원을 지원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올해 SK그룹 계열사 CEO 연봉에 반영한다. 

최 회장의 인프라 공유를 통한 성장은 SK에너지가 스타트를 끊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2월 자사가 가진 3,600개 SK주유소를 공유하는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스타트업, 사회적기업, 중소기업 누구든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SK주유소가 가진 주유기, 세차장, 광고, 마케팅 자산을 나누겠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챙겨나가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기업 `SK행복나래`와 SK그룹이 출연한 사회적기업가 양성 전문 기관 `SK행복나눔재단`은 언제부터 인가 공식 명칭에서 SK를 빼버렸다. 상생의 의미를 담기 위한 작은 노력이 엿보인다. 그리고 올해 개편한 홈페이지에서 제품과 서비스는 찾아볼 수 없다. `공유와 협력 자율과 책임 따로 또 같이`라는 문구와 큼지막한 사회공헌 메뉴가 눈에 띈다.

최 회장의 딥 체인지는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대신 진정성이 느껴질 정도로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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