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PA 브랜드 H&M이 인종차별 광고 이후 매서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H&M은 지난 1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매장을 모두 폐쇄했다. 이날 남아공 제2야당 경제자유전사들(EEF) 당원들이 H&M의 인종차별적 광고에 항의하는 뜻으로 케이프 타운과 요하네스 버그에 있는 2개 매장을 급습했다. 이들은 H&M의 남아공 철수를 주장했고 시위를 수일간 이어나갔다. 결국 H&M은 매장을 폐쇄하고 남아공에서 진행할 SS 시즌 광고 일정도 취소했다.

앞서 지난 8일 H&M은 흑인 아동에게 '정글에서 가장 멋진 원숭이(Coolest monkey in the jungle)' 라는 로고의 후드티를 입혔고, 해당 모델의 사진을 온라인 스토어에 버젓이 게재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이어졌고, 브랜드 측은 황급히 사과로 수습하려 했으나 남아공에서의 시위로 이는 실패했음이 드러났다. 여론 역시 H&M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H&M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종차별 파문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국제적인 브랜드로서의 책임이 얼마나 큰지 분명하게 보여 줬다. 자사는 다양성과 포괄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분야의 일을 추진할 세계적 리더를 임명했다”며, 애니 우를 다양성 관리자로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H&M이 국제 사회에서 신뢰도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남아공에서의 과격한 시위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번 인종차별 광고에 실망한 이들은 결코 이를 감출 생각이 없어보인다. 흑인 예술가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흑인 소년의 광고를 재탄생 시키기도 했다. 해당 아동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주고 티셔츠에도 'CALL ME THE KING'(나를 왕으로 불러라) 등의 로고를 써넣었다.

과거에도 일부 브랜드의 인종차별적 행태들은 더러 있었으나, 소비자들은 이번 H&M 사태만큼은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어보인다. 각자의 행동으로 브랜드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부당한 것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시대다. 섬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고 과거의 관행대로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는 기업은 H&M이 2018년 문턱에서 겪은 일을 그대로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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