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 김시아 조원석 기자] 지난해 11월 열린 대한민국 CSR 필름페스티벌에서는 다양한 기업 사회공헌 영상이 쏟아졌다. 모두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였다. 반면, 화려한 영상미 대신 투박한 진정성이 보이는 영상도 있었다. 모두가 두루 행복한 사회를 꿈꾼다는 법무법인 지평의 공익법인 '두루' 영상이다. 소속 임성택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8일 (사)두루 인터뷰를 다녀왔다. 임성택 변호사가 반갑게 환대해 주었다 / 김시아 기자

- 두루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법무법인 지평이 공익활동 목적으로 만든 공익변호사 법인입니다. 주로 장애인, 아동·청소년 교육, 국제 인권, 사회적 경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두루와 지평이 함께 섞여 있는 형태이고, 작년까지는 6명이 활동을 했는데 올해는 다섯명이 됐습니다. 2~3명 정도 더 뽑을 예정입니다.

 

- 공익변호사란 어떤 건가요?

요즘은 인권변호사라는 말보다 공익변호사라는 말을 더 씁니다. 난민, 이주자, 성 소수자, 환경, 노동 등 공익적인 일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를 말합니다. 현재 두루에 있는 다섯분 모두 풀타임으로 공익활동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약 80명 정도 공익변호사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공익변호사가 늘어나는 이유가 있을까요?

로스쿨이 도입되면서 과거의 관행들이 깨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변호사들이 들어오면서 공익활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저희 지평도 만들어진 건 2000년입니다. 대개 로펌이라고 하면 영리적인 업무만 할 것 같지만, 로펌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두루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출품하신 동영상을 보면, '사회정의를 위해 뛰겠습니다'라는 부분이 있는데, 두루가 생각하는 사회정의는 어떤 건가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회적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 그리고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신가요?

소송 부분에서는 장애인 차별 구제소송 제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시청각장애인의 경우 영화를 보려면 자막이나 화면 해설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주 제한된 기회만 주어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소송을 했고, 작년에 승소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시외 이동권 사건도 있습니다. 유모차나 휠체어가 버스를 타려면 올라갈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가 필요해요. 그런데 시내버스에는 조금 있는데 시외버스, 광역버스, 고속버스에는 전혀 없습니다. 유럽은 100프로 되어 있어요.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고, 올해 나올 예정입니다.

 

수용자 자녀 관련 연구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감옥에 가면 아이들이 남잖아요? 그런데 남겨진 아이들을 위한 지원과 배려가 국내에는 전혀 없어요. 그래서 아이들도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집니다. 해외는 체포할 때, 아이가 같이 있다면 아이에게 상처받지 않는 방법으로 부모를 체포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수갑 채우는 모습을 안 보여주는 방식으로요. 아이가 그런 모습을 보면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배려 법안이 없습니다. 이 부분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1층이 있는 삶 프로젝트도 있어요. 국내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호프집이 없습니다. 들어가려면 턱이 없어야 하는데, 다 턱이 있어요. 법에서는 강제하고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턱을 없애야 합니다. 외국 스타벅스는 이런 걸 많이 자랑합니다. 턱이 없고, 휠체어도 쉽게 들어올 수 있다고. 그런데, 국내에는 그렇지 않아요. 지은 지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유명 호텔들도 이런 걸 하지 않아요.

 

- 구성원들의 사회책임 지수가 높은 편인가요?

의식이 강한 사람이 오기도 하고, 내부적으로도 교육을 많이 진행하는 편입니다.

 

- 얼마 전에 사내 남성 직원에게도 출산 유급휴가를 연장하셨던데요? 체감은 어떤가요?

남자 변호사분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올해는 출산 수당과 출산 장려금도 지급해요. 현재 비정규직이 몇 분 계시는데, 그분들도 정규직으로 전환해볼 생각입니다. 소수자 채용도 하려고 하고요. 현재도 시각장애인 변호사가 일을 하고 계십니다. 미국 로스쿨 출신 변호사신데, 주로 법률문서 작성, 계약서 검토, 의견서 작성이나 미국 법 조사를 주로 합니다.

 

- 해외에서도 사업을 많이 하시는데, 사회공헌은 어떻게 하시나요?

해외는 현지보다 인원이 적어 부족하긴 하지만, 시도는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귀환 여성이라고 해서 한국에서 와서 결혼했다가 다시 돌아간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심리치료가 병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현재 로펌들 사이에서 사회책임 전망은 어떤가요?

저희가 2000년에 공익위원회를 만들 당시에는 다른 로펌들이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든 로펌이 갖고 있습니다. 10대 로펌 대부분이 가지고 있어요. 공익활동도 점차 확산하고 있고, 자연스레 선의의 경쟁도 존재합니다. 점차 확산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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