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세먼지 관련 기자회견에서 남경필 경기지사가 서울시에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사진 출처: 남경필 블로그

남경필 경기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설전 
“혈세 낭비 포퓰리즘” VS “시민 안전 위해 마땅한 일”
서울시와 경기도 협력해 근본적인 대책 세워야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을 둘러싸고 남경필 경기지사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립하고 있다.

지난 15일과 오늘 17일, 서울시는 자동차 운행을 최소화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했다. 그러나 경기도나 인천 구간은 이전과 다름없이 유료로 운행했다.

남 지사와 박 시장의 시각 차이는 대중교통 무료운행 정책을 가리키는 단어에서부터 나타난다. 남경필 지사는 ‘미세먼지 공짜 운행’이라 부르고 박 시장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라 부른다.

남 지사는 16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미세먼지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남 지사는 “’미세먼지 공짜 운행’은 효과가 없다. 전체 운전자의 20%가 참여하면 1% 정도 미세먼지 농도 감소가 예측된다. 그러나 15일 전체 운전자의 2%만 참여했다”며 대중교통 무료운행 정책은 전혀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세먼지 공짜 운행은 혈세 낭비다. 하루 50억 원이 든다. 이는 포퓰리즘 미봉책이다”라고 지적했다.

남 지사는 경기도가 대중교통 무료운행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는 경기도와 협의 없이 미세먼지 공짜 운행을 15일 일방적으로 실시했다. 경기도는 서울시와의 환승손실보전금 협약으로 7,300억 원을 부담했다. 그중 서울시가 3,300억 원을 가져갔다. 공짜운행 비용의 약 10%를 경기도가 부담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17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 지사의 주장에 반박했다. 박 시장은 “미세먼지가 심각하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비상저감조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은 경기도가 서울시보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기도가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경기도는 천연가스 버스 전환도 절반 밖에 안 하고 있다. 노후된 경유 차량 운행 제한도 제대로 안 하고 있다. 어제 서울의 미세먼지는 79㎍/㎥였는데, 경기도는 100㎍/㎥에 가까웠다. 경기도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나서야 할 때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혈세 낭비라는 지적에 “미세먼지 저감조치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이다. 50억과 시민 안전 중 무엇을 택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경기도에 미세먼지 정책을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다. 서울시는 300억 원 내외의 예산이 지출될 것이라 보고, 이미 예산조치까지 다 해 놨다”고 말했다.

박 시장과 남 지사는 서로 대립된 의견을 주고받고 있지만, 결국 ‘미세먼지 저감’ 이라는 목표는 같다. 남 지사는 “서울시는 수도권 전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고, 박 시장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두 사람 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남 지사는 16일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시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남 지사와 박 시장의 공개토론이 이뤄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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