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는 열차를 향해 인사하고 있는 한 청소노동자의 모습. / 출처 : 페이스북 박준규 씨

 

허리를 굽혀 지나가는 고속열차에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개통한 수서발 고속열차 운영사인 SR(에스알)이 청소 용역계약을 하면서 과업에 `열차 도착 때 일제히 인사하기`가 공식업무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SRT 열차는 보통 8량, 열차가 들어오면 청소노동자는 과업 내용 그대로 허리를 한껏 굽혀 기차가 멈출 때까지 인사를 계속한다. 청소 용역업체는 SR의 입찰을 따기 위해 깔끔하고 정연한 청소 서비스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인사 서비스를 과업에 포함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격렬하다. "저걸 차별화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인가. 계약한 사람과 제안한 사람 모두 서비스가 뭔지 알기는 하는 건가. 쇳덩이를 향해 인사하는 것이 친절인가?" 등 부정적 의견이 줄을 이었다. 청와대 신문고에는 인사를 금지하자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이에 SR 측은 미디어SR에 "열차가 들어올 때 청소하는 분들이 인사를 하는 건 맞다."라면서 네티즌들의 항의에 대해 "타고 계신 고객들을 환영하는 `손님맞이`의 의미로 인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비슷한 항의가 있어 1~2개월 정도 청소노동자들의 인사를 중단시킨 적이 있었으나 `인사를 왜 안 하느냐`는 반대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여론 수습을 위해 인사를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은 네티즌들의 의견과는 상반된다. SR 이용자가 유난히 인사를 좋아할 리 없다. 청소 노동자가 철도 승차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있지만, 계약서를 통해 청소 노동자에게 `인사 하는 것`을 강제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주식회사 SR의 고객서비스 헌장이다. 청소 노동자도 고객이다. 사회의 일원이다. `손님맞이`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용역 계약이 아니라 직접 하차하는 고객들을 친절한 인사로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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