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빛’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빛을 전하는 밀알복지재단
당신은 ‘빛’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빛을 전하는 밀알복지재단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8.01.1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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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수, 석지인 기자] 당신은 ‘빛’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당신이 한국인이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어둑한 저녁 집에 도착하면 깜깜한 방의 불을 켠다. 이렇게 빛은 당연히 우리 곁에 존재한다. 하지만 아프리카 말라위는 아니다. 이곳에는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 없어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라이팅칠드런’ 사업을 통해 어둠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을 선물한다. 밀알복지재단은 아프리카 말라위에 태양광 랜턴을 제공하는 ‘라이팅말라위’ 영상으로 CSR 필름페스티벌에서 코이카 이사장상을 받았다.


태양광 랜턴 사업을 담당했던 밀알복지재단의 실무자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수서역의 한 카페에서 밀알복지재단의 조성결 CSR협력팀 팀장과, 정성아 간사를 만났다. 이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영상에서 소개된 ‘라이팅말라위’ 프로그램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밀알복지재단은 ‘라이팅칠드런’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빈곤국가에 후원자가 직접 조립한 태양광 랜턴을 나누는 캠페인입니다. 지금까지 17개국에 5만여 명에게 배분했습니다. 라이팅말라위는 이 캠페인의 한 부분입니다.

아프리카 중에서도 말라위는 최빈국입니다. 저희는 말라위에서 ‘은코마’라는 지역에 태양광 랜턴을 지원했습니다. 은코마 지역은 인구가 6만 명 정도 되는데, 지역 자체에서 가정마다 한 개씩 랜턴을 지원하고자 했습니다. 2016년에 2천 개, 2017년에는 5천 개를 보냈고, 올해는 3천 개를 더 보낼 예정입니다.

Q. 밀알복지재단은 장애인 복지 NGO로 알고 있는데, 태양광 랜턴 사업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신 건가요?

2012년에 희망TV SBS, 기업과 함께 태양광 램프를 에티오피아에 전달했습니다. 그 후 한 학생의 어머니가 콜라 두 병을 들고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러 왔다는 말을 에티오피아 직원한테 들었습니다. 그런데 콜라 두 병은 거기에서 일주일 치 식비랑 같거든요. 엄청난거죠. 감동이었습니다.

마침 현지의 요청도 있고 해서, 어떻게 하면 랜턴을 더 많이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기업 후원을 받아 보내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시민이 직접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고, 확산할 수 있는 캠페인은 뭐가 있을까? 라는 고민을 계속했죠. 그래서 태양광 전문가와 함께 랜턴을 만들었습니다. 2014년에 개발해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Q. 빛이 없던 말라위 사람들의 삶은 어땠나요?

말라위의 밤. 등유를 켜도 어둠이 빛을 삼켜버린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A: 무척 위험하죠. 밤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밖을 안 다니는 건 아니니까요. 사진 보이세요? 엄청 어둡습니다. 우리도 일부러 라이트를 끄고 걸어봤는데, 진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위험천만하게 걷는데, 라이트을 딱 키니 옆에 도랑이 있었어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은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었던 거죠.

마을 사람들은 폐건전지 같은 것들을 주워 전구 하나와 건전지를 전선으로 연결해 직접 만들어 쓰고 있었습니다. 그 건전지로 쓴 전구의 빛이 너무 약해, 불이 켜진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였습니다.

영상에 나온 아이처럼 사고를 당한 경우도 있죠. 지적장애가 있어 부모님의 도움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조금 어려웠던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는 엄마가 요리해놓고 간 것을 실수로 엎질러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빛이 없어 보이지 않아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말라위에는 이런 사고들이 비일비재합니다.

또, 아이들이 밤에 공부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아이가 낮에는 집안일, 벽돌 만들기 등 생업을 해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밤밖에 시간이 없는데 빛이 없어 공부를 할 수가 없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밤에 공부하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Q. 말라위 주민에게 선물한 '태양광 랜턴'은 무엇인가요?

태양광 랜턴을 충전하고 있는 모습. / 밀알복지재단 제공


A: 태양광 랜턴은 낮 동안 햇볕으로 충전해 야간에 쓸 수 있는 랜턴입니다. 휴대용이라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햇빛이 무척 강해 우리나라보다 충전하는 환경이 좋습니다. 네다섯 시간만 햇빛에 놔두면 충전됩니다. 또, 강한 불과 약한 불 두 단계가 있습니다. 약한 불로는 최대 10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합니다. 지붕이나 집 앞에 두고 충전을 합니다.

또 이 태양광 랜턴은 시민들이 직접 조립해서 보낼 수 있습니다. 정성스레 꾸미기도 합니다. 그럼 세상에 단 하나뿐인 태양광 랜턴이 되겠죠?

Q. 그렇다면 시민들은 어떻게 ‘라이팅칠드런’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나요?

A: 오프라인과 온라인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경우, 저희가 대학, 마트 등 오프라인 장소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캠페인을 벌입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시면 되는 거죠. 잡월드, 판교 아브뉴프랑 등과 협력해서도 많이 합니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공간을 제공하면, 시민들을 모집해 나눔 교육 강좌도 진행합니다.

온라인의 경우는 라이팅칠드런 홈페이지에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직접 가정에서 랜턴을 받아 조립할 수 있어요. 조립방법은 홈페이지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랜턴을 조립한 후 밀알복지재단으로 랜턴을 보내면 저희가 아프리카에 전달합니다. 랜턴과 함께 편지까지 써서 보내면 봉사활동도 두 시간 인증이 가능합니다.

Q. 참여한 시민들이 무척 뿌듯하겠어요. 이런 소중한 랜턴을 받은 말라위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공부하는 오초라. / 밀알복지재단 제공


A: 일단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희는 랜턴을 전해주면서, 랜턴을 이용해 밤에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말해줍니다.

또 위험천만한 어둠 속을 걸을 필요도 없을 겁니다. 태양광 랜턴을 갖고 있으면 어둠 속에서 넘어지거나 하는 일이 적어질 거예요.

주민들이 참 좋아했던 것은, 야생동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집 앞에 막대기 하나 걸어 두면 동물들이 침입하지 않는다고 믿더라고요. 이분들에게 랜턴을 켜 빛이 있으면 동물들이 오지 못할 것이라 알려주니 무척 좋아했습니다.

아, 그리고 봉사자들에게도 유용합니다. 아프리카 오지 마을을 찾아다니며 이동진료를 하는 의사분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께 랜턴을 지급하면, 밤에도 수술할 수 있습니다.

Q.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사업의 담당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었나요?

태양광 랜턴을 이용해 공부하고 있는 말리타. / 밀알복지재단 제공


A: 말리타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말라위 가서 만난 친구인데, 말리타의 어머니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장녀인 말리타는 가정 생계를 챙겼어야 했습니다. 말리타는 공부를 정말 하고 싶어 했는데, 할 수가 없었죠. 우리는 말리타에게 랜턴을 줬습니다. 1년 뒤에 다시 찾아갔는데, 말리타가 밤에 열심히 공부해 성적이 올랐다고 자랑했습니다.

또, 피터라는 친구를 작년 3월 만났습니다. 고아였는데, 말라위 내에서도 부모 없이 혼자 사는 아이는 드물어요. 대부분 친척이 거둬서 일을 시킵니다. 하지만 피터는 친척 도움도 받지 않고, 조그마한 집을 지어서 살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 대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죠. 피터가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 해서 직원들이 돈을 모아 피터를 돕고 있습니다. 피터가 학교에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랜턴을 이용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매우 뿌듯했습니다.

Q. ‘라이팅말라위’ 사업에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나요?

A: 사람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어려웠죠. 한국 사람들은 빛이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을 잘 못 해요. 사람들이 공감을 잘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을 이해시키고 후원에 참여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Q. NGO의 최종적인 목표는 수혜자의 자립인 것 같은데요. 말라위의 자립을 위한 사업이 있나요?

A: 네, 궁극적인 목표는 역시 현지인의 자립입니다. 사실 태양광 랜턴은 일회성 사업에 가까워, 한계가 있습니다. 편의나 안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지만, 빈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죠.

말라위 치소모센터의 태양광발전설비. / 밀알복지재단 제공


그래서 에너지 자립마을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만들어 안정적인 전력을 생산하면서, 일자리도 함께 만드는 거죠. 말라위에 ‘태양광 일자리 센터’를 만들었고, 내년에는 공부방을 만들 예정입니다. 공부방 같은 경우는 태양광으로 멀티미디어 교육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학교, 병원과 같은 공공기관을 지원해 마을 자체가 에너지 마을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말라위의 경제적, 교육적 자립이 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이외에도 진행하고 있는 다른 사업이 있나요?

A: 밀알복지재단은 장애인 아동 의료, 재활 지원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장애인분들도 자립할 수 있도록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안 쓰는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사이트 ‘굿윌스토어’도 있습니다. 굿윌스토어는 장애인이 운영합니다. 장애인이 굿윌스토어를 통해 자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죠.

뿐만 아니라 예술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 아이들한테 미술, 음악 교육을 합니다. 전문 작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2017 CSR 필름페스티벌에서 코이카 이사장상을 받으셨는데요. 수상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태양광 랜턴을 들고 있는 정성아 간사(왼쪽)와 조성결 CSR협력팀 팀장. / 석지인 기자


A: 하하하. 수상에 대한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으니 너무나 감개무량했습니다.

라이팅말라위는 황대벽 부장님이 처음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황 부장님이 상을 받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하하! 또 영상을 계속 돌려봤다고 하셨어요.

저희는 ‘빛을 전한다’는 의미를 두고  라이팅말라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우 값지고 중요한 사업인데, 알릴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CSR 필름페스티벌 수상으로 많은 분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매우 감사합니다.

저는 현지 사람들이 자립할 모습이 너무 기대됩니다. 언젠가 밀알복지재단의 자립 모델이 국제 NGO에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CSR 필름페스티벌 수상은 이런 꿈을 꾸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 석지인 기자 / 정리 : 권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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