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위치한 아폴리스 매장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은퇴를 앞둔 지난 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창조적 자본주의의 개념을 꺼내들었다.

"자본주의의 방향이 부유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에 기업들이 이윤추구와 더불어 시장의 힘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역사적 흐름 속에서 꽤 오랜 시간 도도하게 자리를 지켜온 자본주의이지만, 흔히 선진국 병이라 일컬어지는, 양극화, 불평등, 저성장의 시대 속에서 그 위상은 예전같지 않다. 10년 전 빌 게이츠의 발언을 비롯해 2015년에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주의의 경제적 불평등을 날카롭게 꼬집기도 했다. 이외에도 숱한 경제학자들이 자본주의의 성장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사회는 최근 몇 년 사이 산모와 영유아들을 사망 또는 심각한 폐질환에 걸리게 만든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자본주의의 폐혜를 빈번하게 목격했던 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2018년 한국 기업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인 이유다.

이제 기업들은 확실히 이윤 추구 외에도 사회적 책임과 연결되는 가치 추구의 모델을 연구 개발해야 만 하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 속에 롤모델로 꼽을 만한 브랜드가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아폴리스의 제품 생산자에 대한 정보

 

2004년 "비지니스가 사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을 가진 형제가 만들어 낸 아폴리스(Apolis)라는 미국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이들은 우간다, 페루, 방글라데시 등의 제3세계 국가에서 재배된 천연직물을 소싱해 지역의 제조 공장을 통해 공정작업을 거쳐 상품을 생산한 여기에 브랜드를 만들어 디자인과 컨텐츠를 생산해 판매를 하는데, 대다수 기업들의 OEM 방식과 유사한 듯 하지만, 제작의 과정에 투입된 인력들에게 정당한 임금과 노동 환경을 제작하고, 그곳의 사회 인프라를 지원한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다.

또 브랜드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이 어느 나라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가 공개되어 있다. 아폴리스에서는 아르티장(artisan, 장인, 수공업자 등의 뜻)이라 일컬어지는 이들이 일한 기간과 고용된 수치 까지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알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점도 신선하다.

아폴리스라는 브랜드 명이 가진 의미는 글로벌 시티즌이다. 전세계 누구나 동등하게 창조된 만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 역시 동등해야만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는 뜻이다. 또한 이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착취의 대상으로만 이용되어온 후진국 국가의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과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일조를 한 셈이 된다는 점도 이 브랜드의 부가적 매력이다.

아폴리스의 성장세는 이제 여러 기업들로 하여금 이윤 추구의 과정에서 당연하게 생략해 왔던 것들을 다시 돌이켜 보게 만든다. 노동착취, 불평등, 환경 오염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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