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광고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롯데푸드가 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희화화하는 게시물을 올려 온라인 상에서 뭇매를 맞았다.
 

롯데푸드 인스타그램 캡처

 

롯데푸드는 지난 12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83년생 돼지바 책 사진과 함께 “돼지바 덕후들의 필독서 83년생 돼지바!”라는 내용을 올렸다. 책 표지에는 “사람들이 나보고 관종(관심병 종자)이래”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사람들이 나보고 관종이래’는 <82년생 김지영>의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라는 말에서 따온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은 한국 사회의 평범한 여성이 살아가면서 겪는 성차별을 담아낸 페미니즘 소설이다. 사실적인 묘사로 수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페미니즘 이슈를 확산하게 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소비자들은 “롯데푸드가 82년생 김지영을 조롱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담고 있는 사회적인 의미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관종’이란 단어도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와 편견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미디어SR과 통화에서 “베스트셀러의 패러디라는 요소에 집중한 나머지 책의 내용이 담고 있는 요소에 대한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며 “’관종’이라는 용어는 온라인상의 은어로 인식했기에 해당 용어가 줄 수 있는 부정적 메시지를 넓게 고려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롯데푸드는 13일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또한 롯데푸드는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고,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에 별도 연락을 취해 사과하기로 했다.

이처럼 젠더 이슈에 민감하지 못한 광고물은 소비자에게 비판을 받는다. 성차별적인 사진, 문구는 물론,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광고도 마찬가지다.

 

 

 

남양의 ‘루카스나인 라떼’ 광고. / 남양유업 제공

 

작년 11월 남양유업의 ‘루카스나인 라떼’ 광고는 여성과 남성의 묘사 차이에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성은 고무장갑을 끼고 집안일을 하는 모습, 남편에게 커피를 타주는 모습이고, 남성은 회사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 군인의 모습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남양이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다”, “남양 광고 너무 불편하다”, "남성 노인은 다리 꼬고 앉아있고 여성은 커피를 끓여주거나 고무장갑을 끼고 커피를 마신다"라며 남양유업의 광고가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남양유업은 해당 광고의 게시를 중단했다.

소비자들이 젠더 이슈에 대해 민감해지고 성차별적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비판을 제기하는 만큼, 마케팅 전략에 젠더 이슈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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