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1살의 하버드생은 학생들이 직접 사진과 프로필을 올리고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를 구상한다. 온라인을 통해서 친구들과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근황을 전하는 것이 서비스의 목적이었다. 십여 년 후, 서비스는 시가총액 5천억 달러를 돌파한 기업으로 성장했고, 하버드생의 재산은 600억 달러를 넘겼다. 그런데 이 서비스에서 친구가 사라졌다. 가족도 사라졌다. 넘쳐나는 광고 글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제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스북 뉴스피드가 상업적 게시물 대신 가족 및 친구들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2018년 페이스북의 목표는 페이스북을 하며 보내는 시간을 가치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순간을 공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상업적 광고와 상업적 페이지의 게시물이 소중한 사람들의 소중한 순간을 담은 게시물들을 압도한다는 피드백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은 재미를 위해서도 존재하지만, 사람들의 더 큰 행복을 위해서도 존재해야 한다”며 “앞으로 뉴스피드를 친구들과 가족들의 글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애덤 모세리 페이스북 뉴스피드 책임자는 페이스북 자사 블로그를 통해 뉴스피드 분리 방안에 관해 자세하게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현재 좋아요 수, 댓글 수, 공유 횟수를 토대로 한 랭킹 순으로 뉴스피드에 게시물을 게재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새로 도입하려는 알고리즘은 가족이나 친구의 게시물에 점수를 더 부여해, ‘소중한 사람’의 소식이 최상단에 노출되게끔 한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페이지나 상업용 게시물의 상단 노출은 자연스레 줄 것으로 보인다. 애덤 모세리는 “친구들 간의 더 많은 소통을 부르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페이지에는 충격이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 BBC 등 외신에서는 페이스북이 뉴스피드를 친구들과의 소통공간과 페이지 및 영리 게시물을 위한 공간을 분리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슬로바키아와 스리랑카, 세르비아, 볼리비아, 과테말라, 캄보디아 등 6개국에서 '익스플로러 피드'라는 광고 게시물 전용 공간을 운영하는 시험을 했다. 지난해 실험 당시 실험 책임자 애덤 모세리는 익스플로러 피드를 다른 나라로 확산시킬 계획은 없다고 밝혔었다.

한편, 마크 헐 페이스북 상품 관리 감독은 페이스북 블로그에 공개된 영상에서 “이번 개편은 페이스북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더 의미 있는 사용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자사 블로그에 장시간 SNS 사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 글을 올리는 등, 소비자 건강 보호를 새로운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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