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코믹스는 웹툰 서비스 플랫폼이다. 레진코믹스는 2013년 국내에 웹툰 유료화 모델을 도입해 안착시켰다. 사업 초기, 유료 결제로 작가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는 `작가주의` 플랫폼을 표방했다. 이때 레진코믹스는 작가 수익 배분, 건강검진 제공 등으로 `작가를 위한 플랫폼` 이미지를 굳히며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레진코믹스는 달라졌다. 현재 SNS에서는 수입 산정 문제, 블랙리스트, 지각비, 웹소설 폐지 등 레진코믹스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레진코믹스가 작가들에게 어떤 일을 했길래?

-지각비 징수

레진코믹스는 작가들에게서 지각비를 받았다. 업로드 이틀 전을 마감으로 지정하고, 작가가 늦게 작품을 보내면 ‘지각비’ 명목으로 작가 매출의 일부를 퍼센테이지로 떼어갔다. 최대 9%까지 가져갔다. 그러나 마감이 업로드일보다 이틀 빨라, 작가가 지각하더라도 레진코믹스가 입는 재산상 손해는 없다. 지각비를 받아갈 근거가 되지 않는 것이다.

천 만 원대의 지각비를 낸 작가도 있다. 지각비에 대한 폭로가 SNS에서 이어지자, 레진은 지각비를 지난 11월 지각비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지 시점을 2018년 2월로 늦췄다. 별도의 서면 합의서 작성과 마감을 유지할 제도 보강이 필요한 이유에서다.

 

 

 

레진코믹스 홈페이지 캡처

 

-작가들과 협의 없는 웹소설 서비스 종료

레진코믹스는 지난 2017년 8월, 작가들과 협의 없이 웹소설 서비스를 종료했다.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통보였다. 웹소설 종료일로부터 몇 주 전 독점 연재 계약을 맺은 작가도 있었다. 레진코믹스는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웹소설 사업 부문의 영업 실적이나 누적적자를 더는 감수하기 어렵습니다. 10월 1일부로 웹소설 서비스가 종료됩니다.”라는 안내문이 끝이었다.

이에 레진은 보상안을 내놨으나, 작가들 입장에서는 보상이 아니었다.

레진은 작가가 연재를 시작한 후 다음 달에 선인세를 지급한다. 작가가 연재 후 선인세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면,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다. 보상 내용은 이 선인세를 돌려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것도 연재하던 작가만 해당하는 얘기다. 11월에 연재 계획이 잡혀 있던 작가들은 아무것도 보상받을 수 없었다.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 받은 작가 수는 150여 명이었다.

레진코믹스 웹소설 작가들은 분노했다. 웹소설 작가들은 부당한 처우에 꾸준히 항의했고, 결국 레진코믹스는 작가들에 직전 3개월 평균 수익 배분금액 또는 9월 수익 배분금액 중 높은 금액의 2배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작가들은 레진코믹스가 급작스러운 연재 종료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레진코믹스에서 웹소설을 연재한 한 작가는 트위터에 “하루아침에 아무런 잘못도 없는 수십 명의 작가가 당장 다음 달 관리비를 걱정하고 고양이 사룟값을 걱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수십 명의 작가를 담당하던 3명의 직원이 더는 손 쓸 수도 없이 커리어가 망가진 채 일터를 떠났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해외 서비스 고료를 2년에 한 번 정산

레진코믹스에서 ‘월한강천록’이라는 작품을 연재했던 회색 작가는 2년 동안 해외 서비스에 대한 고료를 받지 못했다. 회색 작가는 중국에서 100화 넘게 연재했으나, 2017년 8월 18일 기준 판매 고료를 딱 한 번 받았다. 지난 8월, 회색 작가는 자신을 포함해 다른 작가들도 한 번 밖에 정산받지 못했다고 레진코믹스 PD에 정산을 요청했다.

회색 작가는 PD로부터 “중국 에이전시와 연락이 잘 안 된다. 유통사에서 돈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작가들에게 돈을 주지 못한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회색 작가는 중국 유통사와 연락해, 중국 유통사는 분명히 레진에 매달 돈과 정산내역을 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레진코믹스와 말이 다른 것이다.

작가들이 해외 서비스 고료를 정산받지 못한다는 것이 이슈가 되자, 레진코믹스는 지난 12월 ‘ 중국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비독점방식으로 중국 내 여러 플랫폼에 연재를 하다 보니, 중국의 플랫폼별로 기간별 작품별 정산내역을 확인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회색 작가의 중국 서비스에 대한 고료 지급은 완료했다.’ 라는 입장을 내놨다.

-블랙리스트 작성

레진코믹스에서 `340일간의 유예`와 `봄의 정원으로 오라`를 연재한 미치 작가는 레진코믹스에서 받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공론화를 진행했다. 이에 레진코믹스는 건전한 비판이 아닌 왜곡된 사실과 의견으로 신뢰도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경우, 부득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전체공지 메일을 보냈다.

미치 작가에 따르면, 공론화 이후 미치 작가의 작품은 레진코믹스의 모든 프로모션에서 배제됐다. 미치 작가의 수익은 반 토막이 됐다. 이에 레진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레진코믹스의 작가들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레진코믹스 시위 현장. / 출처: 한국웹툰작가협회 트위터

 

레진코믹스의 이러한 갑질에 작가들은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있다. 11일 레진코믹스 사옥 앞에서  웹소설 졸속종료 및 해외정산 지급 시기 지연, 블랙리스트 의혹 등 이슈가 되어왔던 사안에 대한 시위가 열렸다.

레진코믹스는 최근 논란이 된 여러 사안에 대해 작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1월 간담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간담회에 웹소설 작가들은 배제되어 있었다. 웹소설 종료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작가들은 웹소설 작가들도 함께 참여하게 해달라는 입장을 레진코믹스에 전달했으나, 웹소설 작가들의 참여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작가들은 시위를 계획했다. 레진의 불공정관행을 고발하고, 레진코믹스의 대처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웹소설 작가, 연재 중인 작가, 타 플랫폼 웹툰 작가, 독자 등 다양한 이들 참가했다. 이들은 레진코믹스의 한희성 대표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캡처

 

국민청원도 진행했다. 작가들은 레진코믹스에 세무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고, '레진코믹스에 대한 세무조사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이 청원에는 81,315명이 참여했다.

독자들은 어떤 반응인가?

독자들의 반응 역시 좋지 않다. 현재 레진코믹스에 대한 불매운동이 SNS 상에서 진행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세무조사 확실하게 들어가고, 부당하게 뜯어간 지각비 다 돌려주고 정산 제대로 해라", "작가를 갈아 만든 업계 2위 소름돋는다", "독자 기만이다. 진짜 내 코인 아깝다" 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레진코믹스의 한 독자는 “내가 레진한테 너무 실망하고 화가 나는 이유는 다른 걸 다 떠나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이 웹소설 종료로 인해 절필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무책임하고 대책없는 결정으로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볼 기회를 뺏어버렸다. 그리고 레진은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라는 말을 남겼다.

웹툰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동종 플랫폼 사업자 고위 관계자는 미디어SR과 통화에서 "동종 타사 입장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입장은 레진과 작가의 소통이 부족했한건 사실 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 사업자와 작가의 입장 차이는 존재한다. 이점을 인정 하고 시작 해야 하는데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문제의 본질은 1명의 담당 PD가 40~60명의 작가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는 작가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시스템이 불가능 하다. 이 부분에 집중 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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