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인력감축 칼바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10일 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11조2000억 원이다. 2011년 이후 최대치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은행권은 핀테크 성장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맞춰 대규모 인력감축에 나섰다. 지난해 연말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는 신한은행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2일부터 8일까지 780명의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았다. 지난해 280여 명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지난해엔 부지점장 이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를 한정했지만, 올해는 근속연수 15년 이상, 1978년 생 이상으로 확대했다. 1978년생은 만 40세다.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국민은의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300~400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사진: 김시아 기자

지난해 초 2795명이 희망퇴직한 KB국민은행의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300~400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청 대상자는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뿐 아니라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 예정자인 1963~1965년생이다. 국민은행은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최종 희망퇴직 인원을 확정한다. 이들의 퇴직일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말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534명이 회사를 떠났다.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에서도 각각 207명, 15명이 회사를 나갔다. 주요 지방은행인 부산·경남은행과 광주은행에서도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약 200명이 직장을 떠났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과 통화에서 "인력 감축의 핵심 사유가 모바일 거래와 같은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와 핀테크 등의 기술 발전이 인력감축의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모바일뱅킹 이용 금액은 하루 평균 4조1,379억 원으로 3개월 새 11.2%나 늘었다. 500만 가입자 수를 보유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장세도 무섭다. 큰 변수"라고 전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희망퇴직 확대를 청년 일자리 확대와 젊은 정보기술(IT) 인력 영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는 형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신년사를 통해 “장기근속 직원의 명예퇴직이 더욱 많은 청년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 간 빅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은행이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공격적인 기술혁신으로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경영혁신을 이루는 게 답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실제로 해외 은행들은 앞다투어 블록체인, 핀테크 등의 기술 연구와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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