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베이코리아 본사에서 원종건 매니저를 만나 필름페스티벌에 관한 인터뷰를 가졌다. 원종건 매니저는 질문 하나마다 정성껏 답해주었다 / 윤성민 기자

 

[윤성민 이선정 이유나 기자]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2017 CSR 필름 페스티벌'에서 이베이코리아는 희망나눔부문을 수상하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당시 이베이코리아가 출품한 동영상은 'HERE HERO-강원 소방'이었다. 동영상에는 소방관들의 하루가 주로 담겼다. 화재 출동으로 다급한 모습이었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제설기와 신발 건조기를 기부했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왜 소방관일까?. 원종건 매니저를 인터뷰했다.

- HERE HERO-강원 소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소방관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소방관이 지방직 공무원이다 보니까, 지방 재정 자립도에 따라 지원받는 물품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분기마다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첫 시작이 강원소방서였습니다.

- 이베이코리아가 소방관을 지원하는 게 다소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두 부류의 사람들이 생깁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입니다. 저희는 이 두 사람에게 모두 임팩트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양쪽에게 도움을 주는 소방관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후원 기금은 어떻게 마련을 한 건가요?

현재 G마켓에는 '후원쇼핑'이 있고, 옥션에는 '나눔 쇼핑'이 있습니다. G마켓을 예로 들면 판매 물품을 등록할 때, 후원상품 설정을 하면 상품 판매 시에 일정 기금이 쌓이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판매자와 구매자에게서 나온 기금이 다시, 양측에게 도움이 되도록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 HERE HERO를 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현장 답사를 가려고 처음으로 강원도 소방서를 방문했을 때 이야기인데요. 소방관분들이 출동하시게 되면 방화복을 입잖아요? 이때 방화복에 공기가 통하면 안 된대요. 공기가 들어가지 못한다는 건 아무것도 들어가지 못한다는 이야기인데, 반대로 생각하면 아무것도 나오지 못하다는 말이에요. 즉, 땀이 배출되지 못하고 흘러내린다는 거죠. 그래서 출동이 끝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고, 신발도 다 젖어요. 현장에는 오물도 많아서 안팎으로 다 젖습니다.

그렇게 출동을 끝내시고 오시면 바로 쉬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소방호스를 이용해서 신발에 오물을 닦고, 헤어드라이어로 신발을 말리고 계셨어요. 또, 출동하실 때도 16명이 출동하면 8명은 차에 타고 나머지 8명은 제설 작업을 하셨어요.

소방관의 본질은 출동인데, 그 출동에 어려움을 겪고 갔다 와서도 쉬지 못하는 모습 보고 이 부분에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도 쓸 수 있는 제설기와 신발을 말릴 수 있는 신발 건조기를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 소방관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엄밀히 말하면 그분들도 제설기와 건조기가 필요한 줄 모르고 계셨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해오던 게 당연하다고 여겨서 연말 지원 항목에 신발건조기를 넣을 생각을 못 하셨다고 하셨어요. 지원하고 나니까 '맞아, 이런 게 필요했어'라면서 좋아하셨습니다.

- 다른 소방서는 어떻게 지원하셨나요?

1년에 약 10억 원 정도를 기부합니다. 분기를 나눠서 한 분기마다 2억 5천만 원 씩 기부했습니다. 1분기는 강원도, 2분기는 경상남도, 3분기는 인천시와 광주시, 4분기는 충청북도를 지원했습니다.

경상남도의 문제는 산이었습니다. 산악지역이 매우 많았습니다. 해발 천 미터 이상인 산도 있고, 그 이상은 대부분 돌산입니다. 경남의 양산시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을 커버하는 분들이 16명밖에 안 됩니다. 한 번은 사전 답사를 갔는데, 그냥 산에 내려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여기서 다치면 어떻게 신고할 거냐고 물어보셨어요.

답을 못하고 있자 소방관분이 '산에는 주소가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때문에, 조난자가 어디 있는지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셨어요.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해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열화상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기부했습니다. 경남 소방관분들도 드론은 전혀 생각 못 하신 것 같았어요.

 

이베이코리아 HERE HERO 경남소방편 / 이베이코리아 공식 블로그

 

인천시와 광주시는 반반씩 기부를 했습니다. 두 곳의 문제는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는 점과 좁은 다세대 빌라가 많다는 점이었어요. 다세대 주택의 경우는 계단에 쇠 손잡이가 있어서 소방호스가 걸려 물 수급이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도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꼬이지 않는 소방호스를 지원해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충청도는 발열키트와 구급키트를 드렸습니다. 충청도가 유일하게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지역인데, 이곳에는 호수가 있어요. 실제 호수가 바다보다 더 춥고 물안개가 많습니다. 온도도 더 내려가요. 충청도 소방관님이 하신 말씀 중에 '소방관이 불이랑 싸우는 것 같죠? 저희는 물이랑 싸워요'라고 하셨어요. 차가운 물에 들어가셔야 하니까 발열키트를 드렸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한 구급키트를 드렸습니다.

- 앞으로 소방관에 대한 국가지원이 많아질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지원대상도 변하게 되나요?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건 없습니다. 소방공무원에 대한 지원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겁니다. 많이 한 것 같지만, 이제 겨우 5개 시도를 지원한 것뿐입니다. 하지만, 만약 정부 지원으로 없어진다고 하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실상 저희가 없어지는 게 목적이자 목표이기도 합니다.

- HERE HERO 이외에 다른 사회공헌은 어떤 게 있나요?

G마켓과 옥션의 경우 비대면 거래이기 때문에 장애인분들도 충분히 사업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사업 노하우를 조금 더 알 수 있도록 이베이에듀센터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교육을 받았던 분 중에서는 현재 사업이 아주 잘돼서 억 단위로 돈을 버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분도 청각장애인이신데,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다른 청각장애인 분들에게 나누고 싶다고 하셔서 이베이에듀센터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통역과 장소 대관,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 공개 등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사회공헌 사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점은 어떤 건가요?

경남 지역에 열화상 드론을 기부한 이후, 기존에 8시간 걸리던 조난자 찾기가 17분 만에 끝났대요. 이런 걸 들으면 무척 뿌듯합니다. 저희가 지원한 것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생각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 앞으로 사회공헌 부분에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아주 밝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찾지 못한 사회문제가 많고 그런 걸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전망이 더 밝아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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