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이코노미?? 블루 이코노미 !!
[장병우 기자] ‘블루 이코노미’를 언급하기에 앞서, 이전의 개념이라 할 수 있는 ‘그린 이코노미’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린 이코노미’는 기업들이 자연친화적인 환경 경영에 관심을 갖고 친환경 제품들을 생산하거나 기술들을 개발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경제를 말한다. 2007년 12월 발리 로드맵이 체결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로 대두됐으며 제조기업들은 친환경제품 생산뿐 아니라, 청정기술 개발 및 친환경 프로세스 구축에 주력하면서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나 메릴린치 등 글로벌 금융사들도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신흥시장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진척을 이뤄냈고 매력있는 정책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금 시대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동일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에게는 더 많은 투자를,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소비지출을 요구하는 시스템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 전성기일 때도 힘든 도전이었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침체기에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그린이코노미가 갖고있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성취도는 미약할 수밖에 없다. 한 예로 세제업계의 경우 석유화학성 계면활성제의 대안으로 생분해성 원료인 야자유 지방산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야자유 지방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 특히 인도네시아의 광활한 열대우림을 야자수 농장으로 바꾸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열대우림이 파괴되자 오랑우탄의 서식지도 함께 파괴되고 있다.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생산할 때 전체 당분함량의 오직 17%만을 이용하며 나머지는 버려지고 있다. 종이생산에는 오직 섬유소만을 이용하며, 이를 위해 벌목된 나무의 70%이상이 소각된다. 이는 자연생태계의 방식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군터 파울리와 같은 일부 전문가들은 ‘그린 이코노미’는 지구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 눈에는 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는 환경파괴의 재난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그린 이코노미의 양극성이자 문제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블루 이코노미’다.

‘블루 이코노미’는 자연 생태계의 순환 시스템을 모방한 경제다. 자연에는 버려지는 것이 없고, 모든 생물종이 저마다 역할이 있어 전체 생태계를 조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생태계 내의 다양한 생물종들과 자연시스템의 순환을 이용하면 인류가 안고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블루 이코노미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는 생태계가 자신의 진화경로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모두가 자연의 끊임없는 창조력, 적응력 그리고 풍요함으로부터 혜택을 누리게 하기 위함이다.

생태계 내의 많은 종들과 순환은 약품, 물, 바이오연료, 저에너지 소재의 생산 부문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실제적인 성공사례는 수없이 많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 보면, 커피 원두 찌꺼기를 이용한 버섯 재배다.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우리는 전체 바이오매스(Biomass 어느 시점에 임의의 공간 내에 존재하는 특정 생물체의 양을 중량 또는 에너지량으로 나타낸 것. 생물량, 생물체량이라고도 한다)의 0.2%만 이용한다. 나머지는 썩어서 메탄 가스를 발생시키고, 지렁이로 하여금 우리 인간처럼 '카페인'이라는 신경 독에 시달리게 한다. 버섯은 목질 섬유소를 먹고 자란다. 덤불 속의 열매를 컵 속의 음료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커피 쓰레기의 대부분은 목질 섬유소다. 커피 원두가 농장에서 로스터를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은 완벽한 감독을 받는다. 이보다 더 엄격한 관리를 받는 농작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커피를 추출할 때 뜨거운 물이나 증기가 통과하면서 커피 그라운드와 구운 커피콩을 살균한다. 이 모든 과정이 버섯 생산 과정을 단순화시키고 비용을 절감시킨다. 더욱이 커피찌꺼기에 포함된 카페인에 자극을 받아 어떤 버섯은 더욱 빨리 자란다. 즉, 커피는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 가능한 생계수단, 기후변화의 완화 그리고 저렴한 가격의 건강식품까지 연결될 수 있다.

이것 외에도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해 본다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수문제의 해결책으로 나미브 사막 풍뎅이의 기술을 모방한 집수시스템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풍뎅이 날개위에 물을 모아주는 융기부와 물을 흐르게 하는 비늘로 덮인 골짜기에서 영감을 얻어 물을 모으고, 모아진 물을 인간의 머리털보다도 가는 물줄기를 통해 흐르게 하는 장치를 개발할 수 있다. 또 흰개미로부터 인위적인 냉난방 없이 건물 내의 공기를 끓임없이 신선하게 유지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흰개미의 공기 순환시스템은 30도의 온도와, 61%의 습도로 정확하게 조정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뛰어난 모범에서 얻어진 여러 가지 혁신기술에만 주목해도 수 년 안에 최대 수십 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린이코노미를 통해 비싼 값을 치루고 배울 새로운 기술들도 있지만, 블루이코노미를 통해 자연 속에서 쉬운, 그러면서도 의미있는 새로운 기술을 찾아가는 방식들도 많다. 물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소비로 인한 환경의 부담을 100%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연구가 더 진행되고 블루 이코노미의 규모가 더 커질 때 그것이 소비절약과 맞물리게 되면 우리는 정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 참고문헌 및 사이트
- 블루 이코노미 (저탄소 녹생성장의 미래) 2010 by 군터 파울리
- besico (주) 블루이코노미 전략 연구원 http://besico.co.kr/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3-03-19 15:08:44 KOSRI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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