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로고 플레이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은 구찌(구찌 인스타그램)

 

올해로 만96세가 되는 하이엔드 브랜드 구찌는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는데 성공했다. 지금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핫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꼽으라면 누구라도 주저않고 구찌를 꼽을 것이다.

구찌의 성공은 숫자로 드러난다.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찌는 지난 해 상반기 매출이 43% 증가한 것에 이어 3,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9% 상승했다. 모회사 케링의 주가 역시 급등했다.

구찌(Gucci)는 더 이상 이탈리안 명품 브랜드의 이름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so gucci'는 'so good'과 동의어다. 근사하다, 훌륭하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와 같은 맥락의 뜻으로 쓰일만큼, 구찌는 지금 모든 것이 완벽한 상태다.

 

 

 

 

뮬과 같은 이지한 일상적 아이템을 구찌화해 엄청난 인기를 불러일으킨 구찌(구찌 인스타그램)

 

구찌의 승승장구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 그리고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다음 세대)의 폭발적 지지에서 나온다. 지난 해 9월까지 구찌 매출의 절반이 넘는 55%가 35세 이하 연령층에서 나왔다.

구찌의 이같은 성공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2015년으로 거슬러 갈 필요가 있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돌연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다. 모두의 우려 혹은 반신반의 속에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구찌를 완벽히 재정의한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히 대중의 심장을 적중했다. 기존 절제되고 우아한, 그러나 지루했던 구찌의 디자인을 그는 화려하고 파격적으로 바꾼 것이다. 빈티지하면서도 괴짜스러운 구찌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했다.

그런 미켈레를 발탁한 이는 역시 2015년 구찌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마르코 비자리.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한 비자리가 그린 큰 그림의 핵심은 브랜드의 주고객을 밀레니얼 세대로 재정의하는 전략이었다.

그 해부터 구찌는 밀레니얼 세대의 주무대인 디지털 공간을 겨냥한 전략을 짜, 럭셔리 브랜드의 민주화를 꾀한다. 디자인의 혁신과 함께 온라인 전용 상품을 강화하고,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쳐나갔다. 고고한 하이엔드 브랜드의 콧대를 꺾고 가장 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에는 구찌의 소셜 미디어 속 자유분방하고도 괴짜스러운 이미지 메이킹이 한몫 했다.

 

 

 

 

괴짜스러운 콘셉트로 젊은 층을 사로잡은 구찌(구찌 인스타그램)

 

지금 밀레니얼 세대를 가장 동하게 만드는 마케팅 전략에 이어 구찌는 2018 S/S 부터 모피 제품 생산과 판매를 모두 중단하겠노라고 선언해 패션계에 신선한 충격을 전하기도 했다. 또 건강하지 못한 마른 모델 기용을 중단하겠다는 선언도 이어나갔다. 이 모든 것은 밀레니얼 세대를 타게팅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역사상 그 어느 세대보다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세대로 분석된다. 한국패션유통정보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은 이들 젊은 세대들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스스로 전문가가 되고자 하며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위해 싸우는 활동주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자유분방해 브랜드의 충성도도 낮고 브랜드의 네임에 연연해하지 않는 쿨함을 가지고 있지만, 환경과 지속가능성, 윤리적 이슈에 민감한 이들 젊은 세대들은 구찌와 같은 고고한 하이엔드 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2018년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전략 역시 이들과의 소통의 접점을 얼마나 늘려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