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프렌즈 칼럼] 종이봉투의 가치
[앤젤프렌즈 칼럼] 종이봉투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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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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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봉투로 만든 가면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스리 CSR 강사들/김진희 기자.


[김진희 기자] 2017년 코스리 ‘찾아가는 CSR 교육’은 12월 27일 광진구 자양고등학교가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연이은 강의로 바빴던 강사들은 한숨 돌릴 수 있는 27일만을 기다렸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순서는 “Thinking Performance”로 캐릭터가 그려진 종이봉투를 쓰고 연극을 하는 시간이었다. 3일간의 강의 내용을 퀴즈로 풀며 상황극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며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최혜선 강사가 극에 사용되는 캐릭터 봉투를 준비해왔었다. 바쁜 강의 일정 중에도 자신이 맡은 놀부 캐릭터뿐만 아니라 짱구, 흥부 딸, 오 서방 등 많은 등장인물을 만들어야 했다.

그 날 건대입구역에 일찍 도착한 강사들은 한 카페에 모여 강의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옆자리 선생님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울지 말아요. 괜찮아요’라는 말에 무슨 일일까 모두 걱정이 되었다. 혹시 누가 아픈 건 아닌가 짧은 시간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최혜선 강사가 지하철에 봉투를 두고 내렸다는 것이었다. 큰 사고가 아녀서 너무 다행이었지만 얼마나 애가 탔을까? 단순히 물건을 잃어버려서가 아니라 마지막 무대에 영향을 미치면 어쩌나 하는 미안함과 그동안 애썼던 모든 것이 생각나서였을 것이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기에 전화를 걸었다. 어떡해 어떡해 하며 우는 그녀의 목소리에 울컥했다. 다행히 마지막 순서여서 시간이 있었다. 남아있는 선생님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가위, 까만 봉투 등을 동원하고 다른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갔다. 그녀도 곧 도착하여 같이 준비했다. 다행히 근처 한 서점이 문을 열어 봉투를 구입하고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캐릭터 봉투를 만들었다. 무사히 공연은 시작되었고 큰 일없이 막을 내리게 되었다.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아침의 그 카페에 모여 봉투 사건의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울음이 아니라 웃음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퍼포먼스 맨 앞에 수화로 부르는 노래의 안무에 집중하다가 봉투가 든 가방을 깜빡하고 내렸다고 한다.

그녀가 지하철에 놓고 온 것은 몇백 원짜리의 봉투가 아니라 힘든 순간 함께 했던 시간과 추억이 담긴 물건이었을 것이다. 집안일도 미뤄두고 강의 준비하기도 바쁜 시간, 늦은 밤까지 캐릭터에 맞는 그림을 그리고 색지를 붙여 만든 봉투였던 것이다. 그 속에는 코스리 사무실에서 강사들과 연습했던 시간들도 있을 것이고 놀부의 수염을 이렇게 그릴까 저렇게 그릴까? 흥부 딸의 땋은 머리는 어떻게 표현할까? 이런저런 수많은 고민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다 아이들 돌보며 다른 강의 준비까지 긴장 속에서 느꼈을 수많은 감정도 함께 담겨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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