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지주 제공

복잡해도 너무 복잡했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투명해질 전망이다.

롯데지주 및 6개 비상장 계열사는 오는 2월 27일 주총에서 분할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롯데지주,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및 롯데아이티테크는 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롯데지주와 통합하는 합병 및 분할합병을 결의했다. 75만여 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없애며 ‘투명한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등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두 해소해야 한다. 작년 10월 롯데가 롯데지주를 출범하고 롯데에는 13개의 순환·상호출자 구조가 새로 생겼다. 작년 11월 말 2개의 고리를 끊어 오는 4월까지 11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번 6개 비상장사 분할·합병이 마무리되면 순환·상호출자 고리는 모두 사라진다.

신 회장은 2014년 6월 74만8963개에 달했던 순환·상호출자 고리를 2015년 276개로 줄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15년 8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순환·상호출자 끊기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했다. 추가 분할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사라지면 롯데지주는 지주회사 체제의 안정화와 함께 지배구조가 투명해진다.

한편 일각에서는 롯데의 순환출자 해소가 롯데의 투명성 제고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 회장이 '횡령·배임·탈세' 등 롯데가 경영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단순한 지배구조 개선만으로 투명경영을 이루기는 힘들다는 의견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 관해 “무늬만 지주회사가 되면 안 된다. 지주회사가 계열사로부터 컨설팅 수수료를 받거나 건물 관리까지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며 “의사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기업 경영의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길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