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칼럼] '신과함께-죄와 벌'
[박준영 칼럼] '신과함께-죄와 벌'
  •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 문화평론가
  • 승인 2018.01.0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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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어느덧 새해다. 이 영화를 보고 새해에는 정말 착하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든다. 영화 ‘신과 함께’ 얘기다.

한국영화의 연말 선전이 눈부시다. ‘강철비’에 이어 ‘신과 함께’가 대박을 터뜨렸다. ‘신과 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원재료로 하고 있다. 그동안 조폭과 형사물에 의존했던 한국영화의 지평을 더욱 확대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양적 권선징악에 불교의 윤회설, 그리고 지극한 모성애까지 끌어들여 결국 관객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에서는 ‘신과 함께’가 아니라 ‘신파 함께’ 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웹툰을 미리 본 나로선 걱정이 많았다. 과연 사후세계를 어떻게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설득력 있게 비주얼로 담아낼 것인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를 영화에서 잘 녹여낼 수 있을까?

영화 ‘국가대표’를 연출했고,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미 CG의 맛을 보여준 ‘미스터 고’의 김용화 감독은 버거운 두 과제를 비교적 잘 완수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만들면서 CG의 노하우를 축적해 온 김 감독의 회사 덱스터는 헐리웃의 어떤 영화와도 뒤지지 않게 사후 가상 세계를 그럼직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 김자홍(차태현)은 화재 현장에서 어린아이를 구하고 목숨을 잃게 된다. 직업이 소방관인 자홍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저승 삼차사들. 사후 49일 동안 7번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하면 환생할 수 있다며 19년 만의 의인이 나타났다며 자홍을 치켜세운다. 차사들도 49명의 영혼을 환생시켜야만 자신들의 환생도 보장받을 수 있기에 49번째 망자인 자홍의 환생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이렇게 7개의 지옥 재판을 통해 관객은 ‘자홍’의 여정에 함께 한다. 관문 하나하나를 지날 때마다 돌이킬 수 없는 회한과 신산스런 아픔으로 버무려진 우리네 삶이 7개 지옥에 그대로 투영된다. 그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법화경처럼 또렷하게 망막에 떠올라 관객의 가슴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누구나 갖고 있는 혈육의 애절함과 숨겨진 비하인드를 영화 엔딩 장면에 효과적으로 배치하면서 속절없이 주섬주섬 손수건을 꺼내고 훌쩍거리게 한다.(스포일러로 여기까지만..)

준비 기간만 5년, 촬영 기간은 6개월이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고 해외 흥행에서도 쾌속 질주 중이다. 특히 같은 동양권에 비슷한 신화를 공유하고 있는 대만과 중국에서 반응이 더욱 뜨겁다.

해가 바뀔수록 드는 생각이지만 인생 성패는 ‘운칠기삼’인 듯하다. 아니 요즘은 운팔기이(運八技二)까지도 이야기한다. 운…. 행운…. 을 우리는 바란다. 새해에는 이를 더욱 기원한다.

최근 읽은 책 중에 한 구절이 문득 떠오른다.

‘인생에서 우리는 운빨을 바란다. 수천 명 성공한 사람을 데이터로 조사해보니 평소에 은덕과 기부와 선행을 한 사람이 많더라. 성공하고 싶고 운을 바라고 싶다면 공덕을 쌓아라. 그러면 행운의 여신은 너에게 미소 지어 줄 것이다’

대충 이런 내용인 듯하다.

눈앞의 이익만 찾기에도 바쁜 삶이지만 그래도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훌륭한 분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리도 ‘신과 함께’ 하고자 한다면 작더라도 좋은 일 하나씩은 꼭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새해를 만들어 보자. 극장 문을 나서면서 뒤늦게 오는 노인네를 위해 문을 잡고 기다려 줬다. 이렇게 자꾸 하다 보면 나도 운이 좀 따라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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