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결국 이병철 부회장에게 왕좌를 내줬다.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이 부회장은 KTB투자증권 1대 주주로 올라서고, 권 회장은 20년 가까이 이끌었던 KTB를 떠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권 회장의 KTB투자증권 주식 1,324만1,456주에 대한 매매 계약 체결 소식이 올라왔다. 계약이 체결되면 권 회장의 KTB투자증권 보유 지분 비율은 현 24.28%에서 5.52%로 내려가고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현 14.0%에서 32.76%로 늘어나 이 부회장이 KTB투자증권 1대 주주가 된다.
지난해 8월,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에 대한 ‘갑질 논란’이 일었다. 권 회장이 출자회사 직원에게 발길질하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폭행뿐 아니라 권 회장이 해당 직원과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발설금지’ 조항을 과도하게 적용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이 드러났다. 그는 폭행 사실을 외부에 알릴 경우 해당 직원이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지고 합의금의 두 배를 물어야 한다는 확약서를 받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폭행 사실에 대한 보도 후 권 회장의 배임‧횡령 의혹도 수면 위로 올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3월 KTB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사에 대한 현장 검사를 나간 후 권 회장의 혐의를 포착, 검찰에 고발했다. KTB투자증권 본사 내 권 회장 사무실과 권 회장의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증권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회사를 경영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있었다. 경영권 분쟁은 물론 검찰 수사, 갑질 논란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실제 경영진이 비윤리적 행위를 할 경우 교체될 확률은 높아진다. 다국적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지난 10년 비윤리 행위를 한 최고경영자의 교체비율은 2012년 3.9%에서 2016년 5.3%로 증가했다.
PwC는 미디어SR과 통화에서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대중의 비판의식이 높아지고 세계적으로 윤리경영에 대한 법적 규제와 단속의 증가하고 있으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부상과 24시간 돌아가는 언론사가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부정적 기업 정보의 합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