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스퀘어 박동천 공동대표

21세기 새롭게 떠오르는 신인류, 호모 임팩타쿠스(Homo Impactacus)가 있다. 이는 사회적 명예나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삶 보다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추구하고 창조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특히 임팩트 스퀘어는 비즈니스와 사회의 중심에서 경제ㆍ사회의 공유 가치를 창출하려는 호모 임팩타쿠스이다.

임팩트스퀘어는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임팩트를 극대화하는 다양한 일반 영리 기업, 자선 비영리 조직, 사회적 기업에 자문, 평가, 연구, 지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호모 임팩타쿠스의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동천 공동 대표로부터 호모 임팩타쿠스들이 열정적으로 만들어가는 광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Q.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기업의 본업과 연관 시켜서 비즈니스 모델로 창출하고 있다는데, 임팩트스퀘어가 직접 관련된 사례가 있나요?
사업 초기에 투자를 받고 반값 문제집 판매 사업을 했어요. 먼저, 문제집이라는 상품을 판매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가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이 있죠. 그리고 높은 교재비로 인해 높아지는 사교육비 문제라는 사회적 이슈와 연관된 부분도 있죠. 저소득 가정의 학생일수록 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니까 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서 사회와 경제 가운데에서 공유 가치를 추구해보려고 했죠.

이를 위해 문제집 제품 디자인과, 도서 유통 채널, 문제 개발을 위한 R&D 방식 등 문제집과 관련된 모든 핵심 부분을 뜯어 고친 반값 문제집 사업을 런칭(launching)했어요. 대형 서점 납품을 피하고 인터파크, 롯데마트와 같이 대안적 채널 활용, 사회적기업인 공신과의 제휴를 통해 문제 컨텐츠를 소싱(sourcing)하여 문제집 가격을 낮추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실제 판매도 많이 되었고 미디어를 통해서 이슈화도 많이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사업이 성공하지는 못했어요. 초기 물량을 많이 찍어서 그걸 다 팔지 못하고 투자가 계속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사업이 정리가 되었던 것이지요. 다행스럽게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공신은 SK텔레콤과 제휴하여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 점을 보고 저희가 갔던 길이 틀리지는 않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Q. 임팩트 스퀘어는 기업을 대상으로 CSR, CSV(Creating Shared Value) 교육도 많이 했는데, 현재 한국 기업의 CSR 활동 경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발적이고 기업 내부로부터 요구에 의해 하는 것보다는 대부분 정책, 제도, 지역사회의 외부적 압력 때문에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사회공헌에도 정해진 정답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많아요. 하지만 비즈니스가 처해있는 맥락과 다양한 외부의 요구사항, 현재 내부에 가진 역량과 자원을 이해한 뒤, 내재적으로 해결 방법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요소 중의 하나가 협력이에요.

외부 기관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홍보, 마케팅, 신사업 개발 등 다양한 조직 내부의 부서 및 직원들 간의 협력이 많아져야 CSR 활동을 통해 기대했던 효과들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외부적으로는 이미 혁신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고민을 먼저 한 좋은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기관을 찾고, 기업의 내부 자원들과 연계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Q. 교육이나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 어려움이 있나요? 실질적으로 인식 제고와 실천을 실현시켰나요?
많은 실무자들이 CSR 배우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어요. 많은 경우가 CSR을 주 업무로 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되질 못하고,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내부에서는 해결하지 못하지만 외부에서는 트렌드를 따라가고 변화를 인식할 수 있는 전문 조직이 필요해요.

저희 같은 사회공헌 전문 조직들은 이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동향과 기업의 상황들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아이디어 발굴과 기획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서로 이해되고 꾸준히 커뮤니케이션 될 수 있다면 더 좋은 사회공헌 결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다른 컨설팅 기업의 컨설팅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일반적으로 사회공헌 컨설팅 사업은 전략 컨설팅의 접근법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특정한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논리나 분석 그 자체에 기대는 경우가 많죠.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일반 사회공헌 활동을 보면 봉사단, 협약식 체결이나 비영리 단체에 기부, 공모전이나 행사를 개최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공헌 활동은 창의성(Creativeness)의 영역이라고 저희는 전제하고 있습니다.

좀 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사례들을 이해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에 더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회사 직원들은 평소에 좋은 사례를 찾고 아이템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데에 굉장히 익숙해 있죠.

Q. 대기업이 점점 사회적 기업을 많이 육성하고 있지만, 인큐베이팅의 성공 사례는 드물어요.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협력을 어떻게 더 증진시킬 수 있나요?
대기업이 경제, 지배 구조에 대해서 비판을 받고 있고, 국민들 사이에서 반기업 정서도 굉장히 높은 편이지요. 이런 지배구조 이슈나 경제 민주화 및 복지 논의들은 다른 프레임에서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인 것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고민하는 부분은 기업이 생산해낸 부와 자원이 사회적 영역으로 엄청나게 흘러 들어오는 데 어떻게 하면 이를 더 창의적으로, 혹은 혁신적으로 쓸 수 있을까입니다. 자원을 활용해서 우리 사회의 혁신 역량을 높이는 데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요. 구글(Google)이 작은 기술 기업이나 벤처를 사들여서 IT 분야 자체의 혁신을 주도하 듯이, 기업들도 전체 사회와 사회적 섹터의 혁신 역량 자체를 높인다는 관점에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Q. 사회적 기업은 기업으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사회적 기업이나 기업가가 가진 선한 의지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아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기업도 일반 기업들처럼 끊임없이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시장에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모델과 전략, 상품 혁신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분화된 생각이 있어요. ‘효율, 성장, 혁신’은 ‘나쁜 것’, 혹은 ‘돈 버는 일’이고, ‘사회적 가치, 호혜, 협력, 상생’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회적 기업이 이런 이분법적 편견을 극복하는 일도 중요해요.

Q. 사회와 공동체에서 사회적 기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솔루션(solution)이라고 생각해요. 자본주의 시장은 ‘나’ 중심으로 생각해 왔지만 지금은 내가 인식한 문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계몽된 방식으로 사회적, 공익적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어요. 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존재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죠.

Q. 임팩트스퀘어가 이끌어낸 사회 변화와 앞으로 어떤 광장을 만들어나갈 건가요?
저희는 미술 갤러리나 박물관의 큐레이터(curator)의 역할로서 임팩트 비즈니스를 위한 많은 아이디어와 사례, 모델들을 제시해왔어요. 저희가 제안한 좋은 생각과 참고 자료들을 한번 감상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보여주면서 조직 운영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거죠.


한국에는 좋은 건 많지만 다양성이 부족해요. 탑다운(top-down)으로 해외 모델이나 정책이 한국에 들어와 있다 보니 다양성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여러 가지 목적과 형태가 있는 사회적 기업이 다양하게 경쟁하면서 ‘어떤 것이 좋은 솔루션이더라’는 경쟁과 협력이 반복되며 진화하는 전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더 허브(The Hub, www.the-hub.net)’라는 사회 혁신과 관계된 커뮤니티를 조만간 런칭합니다. 개인 멤버나 팀이 모여서 사회적 기업을 만들거나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멤버십 공간과 기회를 제공하려고 해요.

인터뷰,글/ 인턴 김환이.

사진/인턴 김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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