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의 모습으로 LG의인상을 받은 한의섭 소방교. /LG 제공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후략)"

미국의 소방관 스모키 린이 화재 진압 중 3명의 어린아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쓴 시이며 16년 전의 서울 홍제동 화재 때 순직한 김철홍 소방관의 책상에 올려져 있었던 시다.

소방관은 직업별 상해 위험 등급 D등급으로 분류돼 보험 가입이 거절되기도 하며 사망률은 타 공무원보다 3배나 높다. 그런데도 소방관들은 매일 화재 현장으로 출동할 때마다 다칠까 봐 몸을 사리기보다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지난 13일 오전 인천의 한 공사 현장에서 난 불을 끄기 위해 현장에 출동한 한의섭 소방관 또한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한 소방교는 짙은 연기로 탈출이 힘들었던 근로자 4명에게 보조 마스크를 건넨 후 탈출을 도왔다. 그러던 중 한 명이 호흡 곤란 증세로 더 움직이지 못하자 한 소방교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이 쓰고 있던 소방관용 산소마스크를 벗어 주었다. 다행히 근로자는 패닉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무사히 구조됐다.

하지만 산소마스크가 없어 대신 유독 가스를 마신 한 소방교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 소방교는 인터뷰에서 “어떻게든 데리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라며 숭고한 사명감을 담담히 드러냈다.

이러한 한 소방교의 사명감을 기리기 위해 LG 복지재단은 'LG 의인상'을 주기로 했다.

LG가 열악한 화재 현장에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힘쓰는 소방관들을 위해 의미 있는 LG의인상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0일에는 다세대 주택의 화재 현장에서 4m 높이의 3층에서 떨어지는 어린 남매를 맨손으로 받아낸 정인근 소방경에게 LG의인상을 줬다. 9월 강원 석란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순직한 두 명의 소방관에게도 LG의인상이 주어졌다.

LG복지재단의 LG의인상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으로 보답한다”는 의미를 담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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